PC가격 파괴가 이어지고 있다.
PC업체들은 한껏 기대를 모았던 윈도XP PC출시가 PC수요를 진작시키는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자 다시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제품구매를 유인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PC업체의 이러한 가격파괴 움직임이 업체들간 출혈경쟁에 따른 전반적인 부실화를 유도해 산업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가격파괴에 나선 PC업체=현주컴퓨터는 오는 24일까지 신사옥 완공기념 특가판매를 실시한다. 3개 모델로 구성된 이번 특가제품은 셀러론 1㎓ PC, 펜티엄4 1.4㎓, 펜티엄 4 1.5㎓ PC 본체가 각각 69만원, 79만원, 89만원이다.
인터넷을 통해 PC를 판매하는 나래앤컴퍼니(대표 정상순)도 이달부터 펜티엄4 1.5㎓ PC 본체를 89만원에 판매하며 CD롬을 CDRW로 바꾼 모델은 98만원에 판매한다.
현대멀티캡(대표 최병진)은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15일까지 인텔 펜티엄4 프로세서1.7㎓ 본체, 싸이버뱅크의 무선PDA, 그리고 15인치 LCD모니터 기본 패키지 모델과 펜티엄4 1.5㎓ PC와 15인치 LCD모니터를 139만9000원에 판매중이다.
◇조립PC보다도 저렴한 PC=현재 용산 조립시장에서 1.5㎓ PC 본체의 조립가격은 대략 70만원대 후반에서 80만원 초반대에 형성돼있다. 그러나 이 가격은 운용체계(OS)를 제외한 가격이어서 OS를 포함하면 조립PC 가격이 이같은 중견 메이커 PC 가격보다도 10만원 이상 비싼 셈이다.
그동안 PC가격 파괴에 동참해온 중소 PC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일부업체들이 제시한 PC 가격대는 대리점마진과 애프터서비스 비용 등을 감안하면 제조업체로서는 도저히 순익을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순익은 포기하더라도 매출액과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모험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중소 PC업체들은 이들 업체에 가격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당분간은 관망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이나 삼보 등 대기업들은 일부 PC업체들의 가격파괴가 대기업 PC수요보다는 중소PC 및 조립PC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이면서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