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제살깎이식 인하 경쟁을 벌이던 인터넷서점 업계의 도서가격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고 60%까지 가격인하 경쟁을 벌여온 예스24, 와우북, 알라딘 등 주요 인터넷서점 업계는 업계간 출혈경쟁이 지속될 경우 다같이 공멸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가격 할인률 20%수준을 대체로 지키고 있다.
특히 이 가격대는 판매마진을 최소화한 상황에서 형성된 것으로 업계간 출혈경쟁이 지속되지 않는 한 추가 인하단행이 어려운 마지노선이라는 점에서 도서가격 안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배경=인터넷서점 업계는 올 상반기 참여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끝없는 가격인하경쟁을 벌였다.
일부 도서의 경우 최고 60%까지 인하되는 등 ‘가격인하 경쟁’은 급기야 ‘경쟁사 죽이기 경쟁’으로 치달았다.
이 때문에 일부 중소 업체가 문을 닫는가 하면 인수합병되는 등 부분적인 구조조정을 거쳤다.
◇왜 안정되고 있는가=우선 상반기 출혈경쟁을 벌이면서 업계에 ‘이대로라면 다같이 공멸한다는 위기감’이 널리 확산됐다. 각 업계는 이에따라 마진을 거의 확보하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정하고 더이상의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있다.
또 상반기에 일부 중소 업체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이후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던 참여 업체가 크게 줄어든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시장 진출을 모색하던 업체들이 출혈경쟁을 지켜보면서 사업참여를 보류하거나 포기했기 때문이다.
매출액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 요인이다. 도서판매량이 늘고 있는 상화에서 굳이 가격인하를 단행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다.
◇전망=추가 가격인하경쟁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가격할인율 20%는 중간유통 단계 축소와 자체 마진을 최소화하면서 확보할 수 있는 최대의 할인율이기 때문이다.
또 신규 업체도 가격인하 경쟁에 참여하기 어렵게 됐다. 이미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기존 업체의 브랜드 이미지가 높은 상황에서 신규업체는 아예 시장진입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인터넷서점 한 관계자는 “향후 인터넷서점 시장이 점차 활성화되면 업계는 판매마진을 확보하는 선에서 가격을 재정립할 것”이라며 “이는 곧 장기적인 측면에서 도서가격이 현재보다 다소 오르는 것을 의미하다”고 말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