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트북PC 시장에서 대만산 제품의 입지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이 최근 노트북PC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면서 대만 업체로부터 노트북PC를 아웃소싱하고 있고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 대기업들도 제품 다양화 차원에서 일부 제품을 대만으로부터 수입해 판매하고 있어 대만산 노트북PC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세계적 품질의 대만산 노트북PC가 수입됨으로써 국내 업체들의 기술개발을 촉진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국내 PC 수출 주력품이 노트북PC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무차별한 수입은 국내 PC업체들의 개발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중견 PC업체인 세이퍼는 최근 대만의 최대 주기판업체인 아수스사와 제휴, 아수스사가 제조한 노트북PC를 ‘세이퍼 아수스’라는 공동 브랜드로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나래앤컴퍼니는 이에 앞서 지난 9월부터 대만의 노트북PC 2위 업체인 컴팔사로부터 노트북PC를 수입·판매중이며 현주컴퓨터는 대만의 FIC사로부터 제품을 수입, A550이라는 모델명으로 국내에 출시했다.
뒤늦게 노트북PC 개발에 착수한 삼보컴퓨터는 판매중인 5개 노트북PC 제품 시리즈 중 2가지 시리즈 제품을 대만으로부터 반제품 형태로 수입해 재가공을 거쳐 국내에 출시했으며 국내 노트북PC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도 올 7월경 S690시리즈를 대만의 한 업체로부터 수입, 주력모델로 판매중이다.
다국적기업인 컴팩이나 LGIBM 등도 일부 물량을 국내 업체인 LG전자로부터 받기는 하지만 50% 이상의 물량을 대만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국내 PC업체들이 대만산 제품 수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데스크톱PC분야가 수익성 악화와 성장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노트북PC 시장은 올해에도 소폭의 성장이 기대되며 수익성도 데스크톱PC에 비해서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만산 노트북PC 수입확대에 대해 국내 업체들은 중소업체들의 노트북PC 시장진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긴 하지만 국내 PC업체들이 지속적인 기술개발의지와 가격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가격·품질면에서 국내 제품보다 앞서 있는 대만산 제품의 국내 시장 잠식이 갈수록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