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지불결제>소액 결제서비스 `각광` 받는다

전자상거래가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지불결제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제까지 인터넷상의 지불수단은 신용카드와 온라인입금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지난해부터 휴대폰이나 유무선 ARS를 이용한 결제수단이 새로 등장, 급속한 속도로 비중을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특히 콘텐츠 유료화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부터는 1000원 미만의 유료 콘텐츠를 결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액결제 서비스가 크게 늘어났다. 유무선 전화를 이용한 결제서비스는 소액의 상품구입 후 지불이 쉽고 이용이 편리하다는 장점 때문에 특히 청소년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콘텐츠 유료화의 성공에 휴대폰결제가 커다란 기여를 했다는 측의 주장도 이같은 맥락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진다.

 그러나 아직까지 신용카드 이용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대신 무통장입금 비율이 크게 떨어지고 전자화폐 등 소액결제를 이용한 결제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이 매달 조사, 발표하는 사이버 쇼핑몰 이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불결제 수단별 구성은 2001년 8월 현재 신용카드가 69.5%로 가장 많고 무통장입금이 26.7%, 전자화폐가 2.4%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신용카드가 64%, 무통장입금이 34.5%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신용카드 사용은 꾸준히 늘고 전자화폐 등 소액결제 이용은 소폭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무통장입금은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지불결제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휴대폰이나 ARS결제 등 소액결제 시장이 급성장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소액결제는 지난해 8월경 첫선을 보인 이래 올 초부터 급속히 성장해 10월 말 현재 월 거래금액이 약 140억원, 올해 총 시장이 1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업체들로는 다날, 모빌리언스, 인포허브 등이 있다. 휴대폰결제와 ARS, 네트워크형 전자화폐 등을 포함한 소액결제 시장규모는 사업자에 따라 다르지만 1500억∼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컨설팅기관 오범이 최근 펴낸 ‘e페이먼트의 제2세대:신용카드 결제를 넘어선 e비즈니스’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05년 전세계 온라인 지불결제 시장은 1260억달러에 이를만큼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또 신용카드가 대부분을 차지하던 이제까지의 전자상거래 결제수단이 음악 다운로드나 교육 콘텐츠 등 소액의 상품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소액결제가 어려워 이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도 지난 6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10대 구매자들이 온라인을 통한 상거래를 즐길 용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실구매자로 떠오르기 어렵다고 밝혀 역시 소액결제 시장의 필요성이 전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같은 전세계적 흐름으로 비춰볼 때 우리나라의 소액결제 시장, 특히 휴대폰결제 시장의 급성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휴대폰 및 ARS결제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인터넷상에서의 소액결제 수단은 네트워크형 선불카드가 주도했다. 공중전화 카드를 구입하듯이 미리 일정금액의 가치를 저장한 카드를 구입해 상거래시마다 공제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코인, 데이콤사이버패스, 애니카드, 이지캐시 등이 이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소액결제의 성장과 함께 부각된 전자지불 시장의 또 하나의 이슈는 통합 지불서비스의 등장이라고 볼 수 있다. 통합 지불서비스는 하나의 결제서비스에 여러 가지 다른 결제수단을 통합시켜 한꺼번에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콘텐츠 제공업체들은 다양한 결제수단을 제공, 매출발생 기회를 확대시킨다는 목적으로 선보였다.

 와이즈페이넷처럼 처음부터 통합결제 사업자로 출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각자 분야에서 특장점을 가진 업체들이 제휴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내면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 대부분의 결제서비스 업체들이 궁극적으로는 이같은 통합 서비스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KCP·씨포켓닷컴·이니시스·네오위즈·퓨쳐테크 등이 있다.

 통합결제서비스는 콘텐츠제공자(CP) 입장에서 볼 때 한 개 업체와 정산 절차를 처리, 여러 사업자와 접촉하는 번거로움을 줄이는 시스템상의 효율을 기할 수 있고, 결제 서비스업체로서는 다양한 결제수단을 부가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주력 서비스의 이용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결제서비스 업체는 또 한가지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상품을 연계함으로써 통합 결제서비스 업체로의 진화를 꾀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통합결제 서비스는 특히 유료 콘텐츠제공업체(CP)가 각 결제수단별로 일일이 시스템에 연동할 필요없이 하나의 사업자와 연계함으로써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앞으로 결제방식의 대세로 자리잡아 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상거래와 유료 콘텐츠 시장의 확대로 지불결제 시장은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너도나도 결제 사업에 뛰어들어 수수료 인하경쟁이 가속화되면서부터는 제살 깎아먹기가 횡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해주는 전자지불대행서비스(PG) 업체들도 이미 거래금액의 1% 미만을 수수료로 가져오고 있고 급성장한 휴대폰결제 역시 낮아진 수수료 때문에 탄탄한 수익기반을 갖췄다고는 볼 수 없다. 결국 업체들간 무분별한 수수료 경쟁은 자제하고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전자결제 부분의 미개척시장으로 달려나가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