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기업수, 연내 상장기업수 추월 가능

 21면 톱(거래소코스닥 신규 상장 등록기업수표) 

 올해안에 코스닥 등록기업수가 거래소 상장기업수를 추월할 전망이다.

 4일 현재 거래소 상장기업수는 690개로 등록기업수 657개보다 33개가 많다. 하지만 올해말까지 33개사 이상이 코스닥시장에 등록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안에 코스닥 등록기업수가 거래소 상장기업수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철재 증권업협회 등록심사부장은 “이미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금감원에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만 15개고, 공모를 마치고 등록대기중인 기업도 17개사에 달해 최소 32개사가 올해안에 등록할 예정”이라며 “그밖에 심사통과후 대기중인 업체와 100여개사에 달하는 예비심사 청구기업수까지 감안할 때 그 시기가 문제일뿐 코스닥과 거래소간의 기업수 역전은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기업을 공개하는 법인들의 코스닥 집중현상은 이미 지난 99년부터 시작됐다. 지난 98년 8개사에 불과했던 신규 등록기업수는 99년 104개로 늘어났고 지난해 178개사로 확대됐다. 또 증시 침체기인 올해도 이미 120개사가 등록을 마친 상태다.

 반면 국내 증시의 대표격인 거래소시장은 지난 99년 31개사의 상장이후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7개, 2개사만을 새식구로 받아들였다. 올해 외환카드와 LG카드 등이 거래소상장을 계획하고 있지만 올해도 두자릿수의 신규 상장기업이 나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신주 발행사들의 코스닥집중은 상장·등록요건상의 편의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코스닥에 거품이 많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거래소시장보다는 코스닥시장에서 주가 프리미엄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다.

 김철호 대우증권 주식인수부 차장은 “상장기업에 대해서는 심사청구전 3개년간 외부감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코스닥시장은 벤처기업에 대해 1년간만 외부감사를 필요로 하는 등 코스닥 등록요건이 거래소상장 조항보다 쉬운 것은 사실”이라며 “기업들 사이에서도 코스닥에 올라가야 거래소에 상장할 때보다 주가가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많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발행시장의 코스닥 편중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들도 있다. 국민카드나 강원랜드 같이 덩치가 큰 기업들이 거래소가 아닌 코스닥에 등록하면서 당초 취지였던 ‘코스닥시장은 벤처와 기술주 중심의 시장’이라는 의미가 퇴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코스닥에 새로 등록하는 기업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반면 건전한 시장을 위한 퇴출조항은 아직까지 뚜렷한 틀을 잡지 못하고 있어 코스닥시장이 몸집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