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츠닉 매각협상 지연

 파츠닉(옛 대우전자부품) 매각협상이 알루코와 채권단의 이견으로 1년을 넘기게 됐다.

 알루코는 지난해 11월 파츠닉을 인수하기로 하고 인수대금의 40%인 61억여원을 지급했으나 이후 자산가치에 대한 이견으로 아직까지 잔금 92억여원을 치르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규모 2517억원에 올 상반기 1046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는 파츠닉의 경영정상화 지연에 따라 신규품목에 대한 투자가 늦어져 국내 부품산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무엇이 문제인가=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은 해외법인 처리문제와 일부 사업부 매각에 관련된 사항이다. 파츠닉측은 “대우전자와 동반진출한 멕시코 및 영국법인의 경우, 자산가치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졌으며 채권단이 임의로 매각한 릴레이사업부의 가치평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지난해 합의 당시보다 200억여원의 추가손실이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주관은행인 한빛은행의 관계자는 “자산가치에 대한 12개 채권금융기관의 의견을 모아 통일된 의견을 내고 있으나 아직까지 확실하게 합의된 부분은 없다”며 “최대한 빨리 해결한다는 것이 기본방침이지만 언제쯤 결정이 내려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이 빠른 해결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극적인 일괄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향=알루코는 파츠닉을 인수한 뒤 4년 동안 800억원을 투자해 칩전해 커패시터, 자동차용 센서 등의 신규사업을 적극 육성하는 한편,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는 탄탈 커패시터와 알루미늄 전해 커패시터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었으나 매각협상이 지연돼 아직까지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파츠닉은 연매출 2500억원(올 상반기 1046억원)에 올 상반기 영업이익도 59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쟁력을 회복, 기반이 약한 국내 부품업계에서 그나마 대규모 업체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탄탈 커패시터의 경우 1608 크기의 J타입 제품을 지난해말 개발하는 등 기술 선진국인 일본과의 편차를 6개월 이내로 좁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30여년 동안 쌓은 알루미늄 전해 커패시터의 기술경쟁력도 무시못할 수준이다.

 삼영전자·삼화전기 등 전해 커패시터 업체들이 칩 형태의 신제품 라인에 대규모의 투자를 거듭하고 있고 대부분의 부품업체들이 디지털 튜너 등 디지털 부품에 대한 개발을 서두르는 가운데 파츠닉의 족쇄는 회생은 물론 향후 경쟁력 확보에도 큰 걸림돌이 돼 국내 부품업계에 유리할 것이 전혀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