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서울지점장을 할 때죠. 삼성생명보험 전체 영업소 중에서는 처음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었죠. 또 설계사 30명에게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안팎의 반응은 ‘너무 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죠.”
그렇게 보면 분명 ‘튄 덕’을 본 셈이다. 83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99년까지 15년을 영업 일선에서 뛰어온 김진뢰 대표가 10개월 연속 전국 최우선 영업소 운영이나 특진 5회, 입사 16년 만에 임원 승진 등의 화려한 이력을 쌓을 때까지도 생명보험 시장의 45%를 점하고 있는 삼성생명보험의 e비즈니스 담당 임원이나 ‘금융 e비즈니스 컨설팅’ 전문업체인 인피온컨설팅의 사장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으니 말이다.
김 대표의 변신에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김 대표가 직접 하고 있는 인터넷·보험관련 기사 스크랩북이 20여권에 이른다는 정도로 미뤄 짐작할 뿐이다.
“2년전 인터넷에서 보험 가입은 월 10건 정도였죠. 지금은 700건에 이릅니다. 홈페이지 방문고객은 당시 월 3만명이었지만 지금은 월 600만명입니다. 대출과 같은 사이버 금융서비스 이용금액 역시 월 5000만원 수준에서 지금은 월 50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보험 시장의 e비즈니스 필요성이나 현실성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김 대표가 대신하는 말이다.
“전체 보험 시장을 놓고 보면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그 증가 추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긴장이 될 정돕니다. 모르긴 몰라도 향후 2년 정도면 10%까지 올라갈 겁니다.”
매일 매일 인터넷의 위력에 놀란다는 김 대표는 보험시장에서 인터넷이 채널마케팅의 엄청난 힘으로 나타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가 삼성생명보험의 e비즈니스팀에서 인피온컨설팅으로 분사할 때 주저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우선 금융업종의 인터넷마케팅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없는 보험업종의 규정상 외부사업을 벌일 수 없어 분사한 만큼 후발 금융기업을 발판으로 해 타 업종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어차피 후발 사업자들은 선두기업을 벤치마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다. 김 대표 예상처럼 이미 여러 금융사나 비금융권으로부터 컨설팅을 의뢰받고 있다. 당분간은 삼성생명보험의 인터넷 마케팅 지원에 주력하겠지만 이른 시일 내에 웹에이전시로서 자리를 잡을 것이란 자신감이다.
<글=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