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WTO 가입은 특정 고소득 계층에 국한된 하이테크형 정보기술(IT)제품의 소비를 일반 대중으로 확산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중국 이동통신 누적 가입자 수는 이미 1억명을 돌파했다. 주로 중상류층이다. 외산 휴대폰 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비싼 통화료가 아직 부담스럽지만 WTO 가입으로 값이 내리면 가입자 연령이 더욱 낮아지고 저소득 가입자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무선통신 단말기 수요는 가히 폭발적일 수밖에 없다. 과거 계획 경제시대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전기·전자제품의 경우도 중국의 관세인하폭(18.1%→9.0%)이 큰데다 올림픽을 앞두고 디지털TV·DVD플레이어 등 디지털 가전제품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중국내 업체들이 시작한 제품 가격인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반 하이테크 제품에 대한 요구도 고기능화 또는 패션화될 것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또한 WTO 가입으로 외국 선진기업들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중국 기업들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IT를 활용한 각종 선진 경영기법의 도입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용 IT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 촉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중국시장에서 성행하던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에 대한 인식 변화와 직접적인 규제 강화는 일반 소프트웨어는 물론 게임 등 각종 문화 콘텐츠 산업에 새로운 시장 기회로 다가올 전망이다.
중국 정부도 WTO 가입을 계기로 현재 하드웨어 중심의 생산 및 소비 구조에서 탈피,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생산기술 측면에서 우위인 IT품목 가운데 중국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부문(디지털 TV, 방송·통신장비, 무선전화기, 반도체, 소프트웨어, 게임 등)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