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변화 가운데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우리나라 대중 수출의 직접적인 장벽이 돼온 관세분야의 변화다. 중국은 WTO 가입과 동시에 자국시장의 획기적인 개방을 병행해야 한다. 이미 WTO 가입조건으로 미국과 관세율에 대한 비교적 구체적인 합의도 해놓은 상태다. 결론부터 말하면 WTO 가입 후 5년 안에 중국의 평균 관세는 지금의 16.8%에서 9.44%로 인하된다. 특히 우리나라가 대중 수출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정보기술(IT)분야의 경우는 2005년까지 전 품목에 대한 관세가 철폐돼 우리나라의 IT분야 대중 수출 확대의 전기가 마련된다.
중국 관세율 인하로 우리 제품 수출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는 현재 평균 관세가 30∼40%인 AV가전과 백색가전, CRT TV·모니터 등이다. 이들 제품은 2년 안에 10% 이상의 관세율 인가가 예상돼 바야흐로 중국시장도 외산제품의 경합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까지는 현재 13% 수준인 반도체·정보통신장비·컴퓨터·초고속정보처리망 등에 대한 관세도 대부분 폐지된다. 또 자동차 수입관세도 현행 80∼100%에서 2005년에는 25% 수준으로 인하된다. 현재 9% 전자·정보통신 관련 부품의 관세도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제품 관세와 더불어 부품에 대한 관세가 인하돼 이들 부품을 사용해 만드는 중국산 전기·전자·정보제품의 수출경쟁력이 크게 강화된다는 점이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는 우리에게 유리한 관세율 인하가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대외 수출경쟁력 확보로 이어져 경합시장인 미국·유럽·일본 등은 물론 국내시장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