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증시,기관에 관심 고조·지수보다는 종목을

  

 외국인 의존도가 심했던 국내 증시에 지난주말부터 기관이 매수주체로 동참하면서 당분간 증시의 향방은 기관에 의해 주도될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월의 랠리를 주도했던 외국인들의 매수 여력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반면 국내 기관들은 시중의 자금유입에도 불구, 10월 지수상승기에 보유주식 물량을 줄여왔던 터라 주식매수여력(현금보유량)이 많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부에서는 지난주말부터 나타난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장세가 좀더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곧 한계를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국인들은 지난주에도 1151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전주 5610억원의 순매수에 비해서는 시장 참여가 크게 둔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외국인들의 펀드조정은 이미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 지난주말에 나타났던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장세’도 길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시장을 주도하는 주체가 ‘외국인’에서 ‘국내 기관’들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향후 기관투자가들이 어느 주식을 어느 정도 사들이느냐가 당분간은 증시의 핵심변수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정수 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의 관심은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할 경우 국내 기관들이 그 공백을 메워주는가에 있으며 증가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관이 그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관들이 안정적인 지수흐름을 발판으로 본격적인 매수 시점을 재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다수 증시관계자들은 국내 증시가 전고점대에 도달하면서 지수 자체의 추가상승 여력은 충분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새로운 시장의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은 높고 주가의 급락은 없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기관들에게 지수상승을 이끌 만한 공격적인 투자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지수에 얽매인 투자보다는 종목 중심의 시장대응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증시상승세에서 소외됐던 기관들이 수익률 만회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기관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종목들에 집중하는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은 5일 연기금의 2차 주식매입이 이달 중순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실적호전 우량 대형주와 업종 대표주, 부채비율이 낮고 배당성향이 좋은 중소형주를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은 정보기술(IT)주 가운데 LG화학과 삼성전자, 삼성SDI, 한국전력,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거래소시장 대형주들을 중심으로 관심종목을 선정했다.

 한국투자신탁증권도 최근 부동산·채권 등의 투자매력이 떨어지면서 증시로의 자금 유입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기관의 특성성 급등락하는 ‘고위험 고수익 주식’보다는 안정적 주가흐름을 나타낼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신탁증권이 관심권에 올린 종목은 거래소시장의 LG전자와 코스닥시장의 세원텔레콤, 동양시스템즈, 한단정보통신, 에이스테크 등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