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ISP 유료화 `러시`

 유럽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들이 앞다퉈 유료화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 T온라인에 이어 스페인의 테라라이코스, 이탈리아의 티스칼리 등 유럽을 대표하는 ISP들이 최근 인터넷 서비스를 유료화하거나 유료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ISP들이 수익모델을 인터넷 광고에서 찾아왔으나 시장침체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서비스 요금으로 수익을 보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피터 브래드쇼는 “온라인 광고시장이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업체들이 전자상거래 등으로 수익을 찾고는 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 서비스에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SP들는 특히 광대역 서비스 요구가 늘고 있다고 판단, 디지털가입자회선(DSL)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유료화에 나서고 있다. 광대역 서비스는 이익폭이 40%로 전화접속 서비스의 5∼8%보다 훨씬 높아 업체들이 선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기술력있는 업체라는 이미지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시장 선두업체인 T온라인의 유료화 성공도 ISP들을 고무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달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서비스를 시작한 테라라이코스는 서비스 개시 일주만에 1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다양한 요금체계를 마련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여갈 예정이다.

 티스칼리는 구체적인 광대역 서비스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포털을 광대역 서비스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광대역 시장에 늦게 뛰어든 대신 요금과 관련해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장 먼저 유료 광대역 서비스에 돌입한 독일 T온라인은 10월 말 현재 고속 유료서비스인 ‘T-DSL플랫’의 가입자 수가 57만8000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3%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중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광대역 포털 ‘T-비전’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페이퍼뷰 방식으로, 록 콘서트에서부터 스포츠 경기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광대역으로 제공된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