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수출 역군 `e랜서` 뜬다

 프리랜서 활동하는 하준택씨(37)는 최근 인터넷으로 홍콩의 전자자재조달 프로그램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동료들과 함께 ‘애드코리아’라는 팀을 만들어 활동하는 하씨는 3000만원 규모의 이번 홍콩 프로젝트를 2개월 만에 완료했다. 과거 개발했던 솔루션이 홍콩측이 요구한 프로그램과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 휴학생인 강정헌씨(25)도 인터넷을 통해 각종 웹디자인 프로젝트를 수주, 지난 1년간 학비를 포함해 총 3000만원 가량의 수입을 올렸다. 지난 추석때는 한국에 진출한 일본 회사의 홈페이지를 제작하며 연휴도 쉬지 않고 납기일을 지키는 프로근성을 발휘하기도 했다.

 정확히 말해 하씨나 강씨와 같은 사람은 프리랜서가 아니라 ‘e랜서’라고 부른다.

 전자(electronic)와 프리랜서(freelancer)의 합성어인 e랜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해 전세계 곳곳에서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수주받아 이를 수행하는 전문가집단이다.

 ◇새로운 수출창구=인터넷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e랜서가 IT수출의 새로운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전세계 150개국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프로젝트에 국내 e랜서들도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e랜서로 활동중인 사람은 대략 2만명 정도로 이 중 4000명 가량이 국제 e랜서다.

 e랜서는 계약단계에서부터 프로젝트 결과를 전달하는 모든 과정을 e메일로 진행하기 때문에 지리적 여건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해외 프로젝트 비용이 국내보다 훨씬 높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실제로 최근 티베트불교 수도승들이 오픈한 불교용품 쇼핑몰은 한국에서 e랜서로 활동하는 최성우씨(31)가 3000달러의 비용을 받고 만든 작품이다.

 미국 이랜스닷컴(http://www.elance.com)과 연계된 소리넷커뮤니케이션(대표 박우진)의 e랜서 사이트(http://www.elancer.co.kr)에는 하루에 1000개 이상의 신규 해외 프로젝트가 등록된다.

 박우진 사장은 “인터넷으로 통해 발주되는 해외 프로젝트의 30% 이상을 홍콩, 대만,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수주하고 있으며 영어가 가능한 한국 신세대 e랜서의 참여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대란의 돌파구=e랜서들은 더이상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 이력서를 쓰지 않는다. 그 대신 속칭 ‘몸값’을 올리기 위해 정성스럽게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e랜서들의 평군 수입은 봉급생활자에 비해 1.3∼4배 정도 높다. 그래서 단순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e랜서를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 데이터베이스’라는 팀을 만들어 e랜서로 활동하는 우지석씨(35)는 최근 서울지하철공사의 자재구매시스템과 한 해상화재의 전국 각 지점 쇼핑몰 제작을 수행하며 월 2억원 정도의 수입을 올렸다.

 2년째 e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강정헌씨는 “똑같이 밤을 새워가며 작업을 하더라도 e랜서는 언제 밤을 세울지를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좋다”며 “대학 졸업 후에도 e랜서를 전문직업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표1> e랜서와 프리랜서의 차이점

 비교항목 e랜서 프리랜서

 프로젝트(일감) 인터넷을 통한 수주 인맥을 통한 수주

 커뮤니케이션 주로 인터넷 전화나 방문 상담

 활동범위 전세계 일부 지역

 

 

  *<표2> 나도 e랜서가 될 수 있을까.

 ―다음 질문에 ‘예’라고 자신있게 대답한다면 당신은 이랜서로서 성공할 자질이 있다.

 1. 일을 바꾸는 것이 내가 경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

 2. 나는 내가 시장성을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3. 나의 성실성이 평가되는 것은 일의 결과이지 시간이 아니다

 4. 내 진로를 선택하는 것은 내 책임이다

 5. 나는 창의적이며 누가 나를 감독하지 않아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6. 한 일로 보상받지, 내가 회사에서 일한 햇수로 보상받지 않는다

 7. 자신의 성장 가능성에 더 큰 기대를 건다

 8. 예측할 수 있는 안정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9.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

 10. 기술의 다양화를 긍정적으로 본다

 11. 실패를 하더라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배울 각오가 돼있다

 12. 내 상급자가 능력 없는 사람이라면 회사를 떠나겠다

 (자료:The Orange County Register and Interim Services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