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벤치마킹>애슬론 듀얼-싱글시스템 비교; 총평과 리뷰

CPU는 컴퓨터의 두뇌다. 따라서 CPU의 성능은 컴퓨터의 성능으로 직결된다. 보통 컴퓨터는 CPU를 1개 사용하는 싱글시스템이지만 더욱 높은 성능을 위해 CPU를 2개 사용하는 듀얼시스템도 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이 있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하드디스크의 레이드(RAID) 기능이 대표적이다. 같은 하드디스크 두개 이상을 동시에 써서 성능을 끌어올린다. 이와 같이 CPU 두개를 동시에 써서 성능 향상을 꾀하는 것이 바로 듀얼프로세싱이다.

 듀얼프로세싱, 즉 CPU 2개를 동시에 쓴다는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CPU가 하나 더 늘었기 때문에 성능이 배로 빨라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두배 정도는 아니더라도 하나를 쓰는 것보다 많이 빨라진다고 생각하곤 한다.

 듀얼프로세싱은 SMP(Symmetric Multi Processing)라고 표현한다. SMP는 두개 이상의 프로세서를 동시에 병렬로 묶어 쓰는 것이다. SMP를 대부분 듀얼프로세싱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4개, 8개의 CPU를 동시에 쓰는 것도 SMP다. 슈퍼컴퓨터는 128개나 256개의 CPU를 묶어 병렬로 처리하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한다. 역시 CPU를 SMP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듀얼시스템에 사용되는 CPU는 인텔 일색이었다. 인텔 제품 이외에 듀얼시스템을 지원하는 CPU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AMD에서 듀얼시스템을 지원하는 CPU를 출시했다. 바로 애슬론MP가 그 주인공인데 출시되자마자 많은 고급 사용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AMD가 듀얼시스템용 CPU를 갖췄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고성능에도 불구하고 PC에만 머물던 AMD의 애슬론이 서버를 비롯한 고성능 컴퓨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화제를 모으고 있는 애슬론 듀얼시스템에 대해 평가를 내려보고자 한다. 기존 애슬론 싱글시스템과 성능을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는지, 얼마나 좋아졌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듀얼시스템의 성능은 싱글시스템에 비해 탁월한 성능을 나타냈다. 특히 듀얼시스템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분야에서는 그 차이가 더 컸다. 멀티미디어 작업은 데이터 처리량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듀얼시스템의 진정한 가치는 주로 전문적인 그래픽 작업이나 중소규모의 서버 등에서 발휘된다. 대형 서버 역시 몇개의 CPU를 쓰는 경우가 흔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단순한 CPU의 연결이 아닌 시스템의 병렬연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미 펜티엄Ⅲ부터 SMP를 쓸 수 있었던 인텔에 비하면 AMD는 출발이 늦고 SMP도 듀얼에 한정된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비관적이지 않다.

 더이상 SMP는 서버 전용이 아니며 파워유저들이나 워크스테이션에서도 흔한 구성이 됐다. PC시장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고부가가치 시장에 AMD가 진출했다는 것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경제성을 중시하는 서버시장이 확대되면서 AMD 듀얼시스템을 이용한 서버를 내놓겠다는 업체도 처음의 예상보다는 늘고 있는 추세다. 많은 PC제조업체들이 인텔을 의식하고 라인업을 단출하게 하기 위해 AMD 시스템을 더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는 확실히 비교되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애슬론은 듀얼을 갖추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구조다. AMD가 듀얼시스템을 내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760MP로 선보인 애슬론 듀얼시스템의 성능은 처음 선보인 제품답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늦게 선보인 만큼 선발주자의 약점을 제대로 파악한 구성을 선보인 덕분이다. 특히 넉넉한 대역폭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물론 약점도 있다. 비싼 주기판, 심지어 램버스 램보다 비싼 레지스터 DDR 메모리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문제도 남아 있다. 비록 서버같이 듀얼 시장의 주무대는 일반적인 PC시장에 비해 가격에는 덜 민감하지만 비싼 가격을 좋아하는 소비자는 아무도 없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같은 팔로미노 코어를 쓴 애슬론XP와 애슬론MP의 관계설정이다. 지금의 애슬론XP는 듀얼프로세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굳이 클록이 떨어지고 값도 비싼 애슬론MP를 고집할 이유가 전혀 없다. 무엇보다 듀얼 전용 프로세서라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AMD 입장에서는 인텔의 제온같은 서버 전용 프로세서로 키우고 싶겠지만 과연 시장에서 그렇게 인정하느냐 하는 것은 아직은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아직은 단지 두개의 CPU만을 연결해서 쓸 수 있다는 것 역시 AMD를 폄하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공격거리가 될 수 있다. 진정한 SMP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CPU를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AMD가 넘어야 할 산은 인텔 편향의 시각이다. AMD의 성능은 좋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서버같은 극도의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할 분야에서 AMD를 쓰는 것은 꺼리는 소비자는 여전히 많다. 이미 펜티엄4가 선보인 지 일년이 다 되었지만 아직도 펜티엄4를 이용한 서버는 보기 어렵다. 서버시장은 단지 CPU 클록을 올리는 데도 매우 신중하곤 한다. 그렇게 보수적인 시장인 것이다. 출발선상에 서 있는 AMD 듀얼시스템이 반드시 넘어야할 힘들고도 어려운 산이다.

<분석=김영로 PC가이더 벤치마크팀 tester@pcguider.co.kr>

◆제품 리뷰

 

 AMD 애슬론XP

  

 AMD는 소켓타입 애슬론을 출시한 뒤로 현재까지 애슬론, 듀론, 애슬론MP, 모건(Morgan) 코어 듀론 등 모두 동일한 외형을 유지해왔다. 물론 코어 크기라든지 커패시터의 위치 및 수 등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전반적으로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하지만 애슬론XP는 달라졌다. 자줏빛이던 기존의 CPGA(Ceramic Pin Grid Array) 패키지에서 벗어나 갈색의 OPGA(Organic Pin Grid Array) 패키지로 변화됐다. 이 패키지는 섬유유리를 기초로 만들어졌으며 주기판이나 VGA 등의 기판인 인쇄회로기판(PCB)과 유사한 재료로 되어 있다. 두께 또한 상당히 얇아지고 무게도 가벼워졌다. 윗면에 있던 브리지는 그대로 있지만, 커패시터 등의 부품들은 CPU 아래쪽으로 모두 옮겨졌다. 

 코어의 표기법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코어에 표기된 첫번째 A는 애슬론XP 프로세서를 뜻하고 세대를 나타내는 두번째 X는 high-performance desktop processor를 뜻한다. 그 뒤에 오는 숫자의 표기법이 약간 달라졌는데, 기존의 AMD 프로세서는 이 부분에 오는 숫자가 바로 프로세서의 클록을 뜻했지만, 애슬론XP에서는 클록이 아닌 모델 번호를 뜻한다. 1800이라는 숫자는 애슬론XP 1800+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프로세서의 배수와 전압 등을 결정하는 브리지 역시 약간 달라졌다. 기존 CPGA 패키지에서는 브리지가 이어진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지만, 현재의 OPGA 패키지는 이어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제품명 애슬론XP

 

 제조사 AMD

 인터페이스 소켓 A

 제조공정 0.18미크론

 트랜지스터 집적수 3750만개

 L1 캐시 128

 L2 캐시 256

 FSB 266㎒ (133㎒ DDR)

 SIMD 3D나우! 프로페셔널 (SSE), MMX

 작동전압 1.75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