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세공정 도입경쟁 `후끈`

 전세계 소자업체들이 반도체 제조공정 미세화에 적극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인피니온·TSMC·도시바 등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생산경쟁력 향상을 위해 회로선폭 제조공정을 0.15미크론(1㎛은 100만분의 1m) 이하로 축소하는 공정 미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주요 소자업체들이 300㎜ 웨이퍼 가공공장 설립 등 신규투자를 보류하는 대신 최소한의 비용으로 단위생산량을 확대해 생산비 절감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200㎜ 또는 300㎜ 제조라인을 신설하려면 각각 12억3000만달러, 19억9000억달러의 투자자금이 필요하지만 기존 노광장비를 이용해 0.18미크론 공정을 0.15미크론으로 미세화할 경우 5900만달러 가량이 소요된다.

 삼성전자는 0.17미크론 위주이던 반도체 제조공정을 하반기들어 10%대로 낮추는 한편 0.15미크론 공정의 비율을 8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 회사는 불황기 원가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도록 내년까지 공정 미세화에 박차를 가해 0.12미크론과 0.15미크론 공정의 비율을 8대2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닉스반도체는 0.18미크론 위주의 공정을 0.15미크론 공정으로 바꾸기로 하고 이천, 청주, 미국 유진공장에 0.15미크론 공정을 시험적용중이며 내년 중반까지 제조공정의 대부분을 0.15미크론으로 미세화하기로 했다.

 독일의 인피니온테크놀로지는 기존 200㎜ 라인뿐만 아니라 드레스덴에 신설한 300㎜ FAB에 0.14미크론 공정을 적용하고 있으며 내년초부터는 모든 256M SD램 제조공정에 0.14미크론을 적용하기로 했다.

 대만의 TSMC는 종전의 0.18미크론 공정을 0.15미크론으로 미세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0.15미크론 공정으로 시험가동했던 신추사이언스파크 300㎜ FAB이 10월부터 적용중인 0.13미크론 공정에서도 만족할 만할 수율을 내자 내년에는 0.13미크론 공정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의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8월 0.20미크론 D램과 0.40미크론 S램의 단계적 생산중단 계획을 발표한 이후 공정 미세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생산공정을 0.13미크론 이하로 미세화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인텔이 지난달부터 생산중인 펜티엄Ⅲ 모바일 프로세서와 플래시메모리에 0.13미크론 공정을 적용한 데 이어 연말부터 펜티엄4 프로세서에도 0.13미크론 공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UMC는 연말까지 0.1미크론 기술개발팀 인력의 50%를 타이난 FAB에 투입, 공정 미세화에 착수하는 등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생산비절감 경쟁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