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업정보화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업종별 ERP 템플릿’ 참여업체를 선정키로 하고 지난 5일부터 참여업체 신청에 나서면서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들의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신청서 교부 및 접수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산업기술평가원(ITEP)에 따르면 7일 현재 온라인접수를 신청한 회사는 2개에 불과하지만 접수 마감일인 9일 대거 몰릴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이번 템플릿사업과 관련해 많은 업체 가운데 10개 업체(컨소시엄)만 선정하기로 했을 뿐 아니라 템플릿 개발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얻게 되는 시장지배력을 감안할 때 막판 ‘눈치보기’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RP업계 ‘손잡기’ 끝나=ERP 업체들은 산자부의 사업추진 목적과 사업 현실성을 고려해 막바지 제안서 작업에 여념이 없다.
삼성SDS(대표 김홍기)는 6개 업종을 검토한 끝에 전기·전자, 유통업종의 ERP 템플릿을 개발키로 하고 각각 일렉트로피아, 유통정보센터와 손을 잡았다.
더존디지털웨어(대표 김택진)도 전자(중계기), 섬유업종(직물) 위주로 사업을 제안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2개사와 기존의 더존 고객사인 5∼10개를 묶어 컨소시엄을 구성, 9일경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국하이네트(대표 김현봉)의 경우 기계, 정밀화학 분야를 제안키로 하고 각각 한국기계조합, 한국제약협회 회원사와 제휴를 맺은 상태다.
뉴소프트기술(대표 김정훈)은 자동차 업종으로 특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 회사는 협회나 B2B 마켓플레이스보다는 대형 자동차회사와 제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지앤텍(대표 조영재)은 물류, 영림원소프트랩(대표 권영범)은 기계업종을 중심으로 템플릿 개발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번 템플릿 개발사업은 한 회사당 최대 2개 업종을 제안할 수 있는 만큼, 시장성이 높은 분야와 경쟁이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를 선택한다는 것이 ERP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마지막날 가서는 ‘하나라도 잘 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당초 계획을 수정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컨소시엄 업체간 이견조율에 비중=이번 ERP 템플릿 개발사업에서 ERP 업체들의 최대 과제는 업종과 컨소시엄을 함께 구성할 중소기업 선정. 비중있는 중소기업을 대거 참여시키는 것이 제안서 평가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업체들이 모이다 보니, 각자 입장을 정리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며 “역할을 분담하고 현실적인 사업방향을 도출하는 작업을 3주에 끝내려다 보니 쉽지 않더라”고 토로했다.
△ERP 템플릿 개발 활기 띨 듯=이번 템플릿 개발사업이 갖는 선언적인 의미상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ERP 전문회사들은 정부 사업과 별개로 템플릿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각 산업에 고유한 템플릿을 개발할 경우 커스토마이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ERP업체 대부분이 템플릿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자업종을 겨냥한 한 ERP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포괄하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고,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도 1년 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커스토마이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정형화해 틈새시장을 겨냥할 경우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사업자 선정 여부에 관계없이 템플릿 개발에 전력하겠다는 방침을 피력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