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유명 벤처캐피털 `제2차 코리아 러시`

 최근 해외 벤처캐피털들의 국내 벤처투자시장 진출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벤처붐을 맞았던 지난 99년 전후가 ‘1차 러시’였다면 이번에는 벤처거품 이후 ‘2차 러시’를 이루는 양상이다.

 7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창투사 등록을 마친 팬아시아캐피털을 비롯해 칼라일그룹의 국내 벤처투자그룹인 칼라일테크놀러지벤처펀드아시아, 일본아시아투자 등 그동안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 대해 관망세를 보이던 외국계 벤처캐피털들의 국내 진출이 올 하반기 이후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적 네트워크 중심의 국내 벤처캐피털과 막강한 자금력의 해외 벤처캐피털간 각축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콩 푸루덴트아시아인베스트먼트와 피델리스인터내셔널이 40%(40억원)를 출자해 국내 개인사업가(60%)와 공동설립한 팬아시아캐피털사는 지난 9월 홍콩자본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시장에 진출, 영업을 시작했다.

 미국의 투자그룹인 칼라일도 국내 진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칼라일그룹은 지난 9월 스틱IT벤처투자의 박종민 이사를 칼라일테크놀러지벤처펀드아시아 지사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현재도 투자를 담당할 수 있는 전문 벤처캐피털리스트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칼라일은 인력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국내 시장분석 및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본 5대 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일본아시아투자(JAIC)도 이달내에 한국 지사 설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나가시마 한국지사장이 지난 5일 국내에 들어왔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CDP캐피털도 도쿄, 홍콩, 방콕에 이어 이달에 서울사무소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CDP캐피털은 이번 한국 사무소 오픈을 위해 8일 장 끌로드 스크레르 회장과 장 라모드 CDP아시아인베스트먼트 사장이 방한할 예정이다. 전세계적으로 800억달러(약 105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이 회사는 주식 및 채권, 부동산, 벤처 투자 등 광범위한 투자분야를 갖고 있으며 향후 3년간 한국시장의 통신, 수송, 에너지, 물류, IT 그리고 부동산시장에 2억∼2억5000만달러를 투자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캐나다 기업인 엘파오벤처캐피털도 지난 3월 96%의 지분 출자로 오거스트타이거벤처스라는 회사를 세웠으며 지난 6월 등록을 마친 일본의 자프코도 최근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자본 벤처캐피털들의 경우 경기불황에 관계없이 자본력과 정보력을 앞세워 국내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국내 벤처캐피털들의 위축 속에 외국 자본들의 국내 벤처시장 진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