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도메인체계 전면개정 의미

 이번 ‘정부기관 도메인명 및 IP주소 체계 표준’은 정부기관 도메인과 주소체계가 정부기관간의 효율적인 정보유통 및 공동활용을 위한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그 복잡성과 정부기관간 서로 다른 도메인체계로 인해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능동적으로 수용, 변화하는 행정환경과 최신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한 일관된 표준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에 개정된 표준은 정부기관의 도메인명 선택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개정된 국어의 로마자표기법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행정기관은 물론 이용자의 편의성을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홈페이지의 구성 룰만 알면 업무 자체만 가지고도 어느 부처든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기관에 대한 도메인 계층을 축소하고 정부기관의 업무를 활용한 기관을 표현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정부기관 전산망 및 시스템간 호환성은 물론 업무의 효율성 제고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떻게 달라지나=우선 서울 등 16개 지역명을 사용하던 지방자치단체의 도메인을 정부기관의 도메인인 ‘GO’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서울시의 경우 기존에는 ‘metro.seoul.kr’를 도메인으로 사용했으나 앞으로는 ‘seoul.go.kr’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 종로구청의 경우는 ‘jongno.seoul.kr’를 ‘jongno.go.kr’로, ‘충남 태안군청은 ‘gun.taean.chungnam.kr’를 ‘taean.go.kr’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기존 지역도메인도 병행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 4계층 이상으로 구성됐던 중앙기관의 소속기관과 지자체의 하부조직도 3계층으로 단계를 축소하는 안도 확정됐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이전에 ‘seoul.nts.go.kr’에서 ‘seoulnts.go.kr’로 1단계가 축소됐으며 전남지방경찰청은 ‘chonnam.npa.go.kr’에서 ‘jnpolice.go.kr’로 축소된다. ‘city.mokpo.chonnam.kr’로 사용해온 전남목포시청의 경우는 ‘mokpo.go.kr’로 간편하게 줄인다.

 개정된 로마자 표기법도 새롭게 적용된다. 부산광역시의 경우는 ‘metro.pusan.kr’에서 ‘metro.busan.kr’로, 대전시 서구청은 ‘gu.so.taejon.kr’에서 ‘seogu.daejeon.kr’로 사용하게 된다. 고유업무의 명칭을 따서 도메인을 표기할 수도 있게 됐다. 예를 들어 경찰청은 ‘police.go.kr’를 사용할 수 있으며 정보통신부 우정사업은 ‘epost.go.kr’를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없나=이번 표준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일단 일반인들이 정부 홈페이지의 구성 룰만 알면 어느 부처든 업무명만 가지고도 쉽게 찾아들어갈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는 높게 평가하고 있다. 즉 표준화를 통해 단계를 축소하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틀을 다시 마련했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기존 홈페이지와 새로운 홈페이지를 당분간 병행해서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기간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자체의 경우 많이 바뀌기 때문에 당분간 불편함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기업의 경우도 임의적으로 링크해 놓은 기업이라면 일일이 다시 링크시키는 작업을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야후나 엠파스 등 검색엔진을 활용하는 기업이라면 자동으로 설정을 변환시켜 놓으면 문제가 없다. 지자체의 경우는 도메인을 병행·사용해야 하므로 등록비(3만원)를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언론을 통한 홍보활동을 병행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기관이라면 관보를 통해 충분히 알리고 인터넷을 통한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자체의 경우 관광홍보에 심혈을 기울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는 물론 국외의 민간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다각적인 홍보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