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CEO]프로VR 김은희사장

 “아직 가상현실(VR)에 대한 국내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초고속통신망의 급속한 팽장과 멀티미디어 이미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3차원(3D) 멀티미디어 이미지 구축 전문업체 프로VR의 김은희 사장(31)은 국내 VR시장이 아직은 미성숙 단계라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국내 기업들이 최근 VR를 활용해 홍보 및 기업 이미지를 업그래이드해야 한다는 인식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영상학을 전공한 김 사장이 멀티미디어 이미지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미국 브룩스대학에서 사진을 컴퓨터에 응용하는 기술을 배우면서였다. 이 대학에서 석사과정까지 마친 김 사장은 지난해 5월 학교 선후배들과 뭉쳐 아예 VR와 인터넷 생방송, 웹 그래픽 디자인을 주력 아이템으로 내세운 회사를 만들었다. 

 창업 1년 6개월 된 새내기 기업이지만 프로VR가 제작한 3D 멀티미디어 이미지는 일반 기업체는 물론, 대학, 각종 협회, 인터넷 쇼핑몰 등에 적용돼 홍보효과와 접속률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VR업체 가운데 기술력은 어느 업체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문제는 마케팅 경험 부족인데 앞으로 전문인력을 보강해 서울에 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본격적인 수도권 마케팅에 나설 생각입니다.”

 대학 1학년 때 현대미술대상전에서 은상을 수상했던 김 사장은 그 후 한국광고사진공모전 대상, 대구산업디자인전 금상 등 사진과 함께 디자인 분야에서도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다. 

 바쁜 회사일 때문에 지난 98년부터 계속해온 대학강의도 중단했다는 김 사장은 내년쯤 자체 기술인 VR를 기반으로 인터넷 방송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합한 새로운 차원의 포털사이트 구축을 구상하고 있다.

 여성CEO로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오히려 거래처에서 남성보다 더 오래 기억해주고 눈에 띄기 때문에 장점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한다.

 “성격이 활발하지 않아 사업가로 활동하기에는 별로 안맞죠. 그래도 디자인과 사진촬영, VR 등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은 오히려 이런 성격과 어울리는 것 같아요. 꼼꼼하고 완벽한 일처리가 중요하거든요.”

 아직 미혼인 김 사장에게 시간이 난다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싶다”며 살며시 웃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