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 학계가 힘을 모아 차세대 서비스로봇 분야의 표준규격 제정에 나선다.
기술표준원은 최근 비산업용 로봇에 대한 개발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서비스로봇의 안전성과 성능평가, 전문용어 등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없어 혼란이 가중되는 점을 중시하고 서비스로봇 분야 표준규격을 제정하는 작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기술표준원은 국내 44개 로봇업체가 소속된 로보틱스연구조합과 공동으로 표준규격 제정에 필요한 자료수집에 들어갔으며 학계전문가들로 구성된 로봇표준화위원회를 만들어 내년 1월까지 서비스로봇 분야 표준시안을 제정할 방침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개별기업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해온 서비스로봇 연구성과를 업계 전체가 공유하는 표준화된 틀이 완성되는 것으로 아직 초기단계인 국내 서비스로봇산업의 육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우기 서비스로봇은 ISO·IEC와 같은 국제표준규격상에도 사용자 보호를 위한 안전기준이나 성능평가에 대한 규정이 전무해 우리 정부와 민간기업의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이 분야 국제표준을 한국이 주도할 가능성도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기술표준원은 산하 자동화센터를 주축으로 서비스로봇의 기동성과 전력소모량, 위치정밀도 등에 대한 객관적인 측정방법을 내년초까지 확정짓고 앞으로 국내에서 개발되는 모든 서비스로봇에 대해 정부공인 성능시험표를 발부한다는 방침이다.
또 서비스로봇의 경우 가전제품과는 달리 집안에서 자체적인 상황판단과 기동력을 갖고 있어 사용자의 안전문제가 첨예한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고 안전을 위한 세부적인 로봇성능 규제방안도 만들기 시작했다.
기술표준원은 서비스로봇이 가전시장 못지않은 성장잠재력이 있지만 국내 연구주체간에 중복투자가 심하고 부품호환이 안되는 등 업계공통표준의 부재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해 이 분야 표준규격 제정을 서두르게 됐다고 사업추진배경을 설명한다.
로봇표준화위원회의 광운대 김진오 교수는 한국이 CDMA 종주국으로 떠오른 것처럼 차세대 서비스로봇산업도 한국이 세계표준규격 제정을 주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일단 국내 로봇업계의 표준안이 확정되면 내년 하반기까지 ISO·IEC 등에 한국측 서비스로봇 표준안을 제안할 방침”이며 향후 국제표준회의에서 한국이 서비스로봇 분야 간사국 위치까지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