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포커스>빅빔 금상연 사장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던 DVD(Digital Versitile Disk)플레이어가 가격인하와 다양한 타이틀 보급에 힘입어 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함께 가정에서도 마치 극장에서처럼 고화질의 현장감있는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홈시어터시스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외산 가전업체들에 맞서 국내 가전업체들이 속속 자체 기술로 핵심 기기들을 국산화해 내놓으면서 홈시어터시스템은 빠른 속도로 대중화의 물살을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로라 하는 대기업들과 맞서 홈시어터시스템의 핵심인 DVD리시버를 국내 처음으로 자체 개발, 상품화에 성공한 벤처기업이 있다. 주변기기 전문 유통에서 디지털AV 업체로 새로이 자리매김하고 있는 빅빔(대표 금상연 http://www.bigbeam.co.kr)이다.

 빅빔은 지난해 국내서는 처음으로 돌비디지털에 DTS규격을 지원하는 디지털AV리시버를 개발, LG전자 브랜드로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디지털AV리시버는 LG전자를 통해 생산, 판매될 뿐 아니라 JBL에도 수출되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금상연 사장(41)은 “IMF 위기를 넘기며 장사에서 사업으로 전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PC관련 산업에서 쌓은 경험과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하다 가전과 PC의 만남을 구상하게 됐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AV리시버 개발로 이어졌습니다”라고 개발 동기를 말했다.

 금 사장은 지난 99년말 디지털AV리시버 개발을 위해 연구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기술개발에 착수, 5개월 만인 지난해 4월에 LG전자 브랜드로 상용 제품을 출시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제품은 고급형 시장을 겨냥한 디지털AV리시버 단독형과 보급형 시장을 염두에 둔 DVD플레이어를 겸한 DVD리시버 등이다. 현재 시판되는 LG전자의 DVD리시버 3530 모델은 보급형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빅빔은 지난해 5월 LG전자로부터 신주 발행 형식으로 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그동안 개발해온 디지털AV리시버 기술을 인정받은 것이다.

 또 중국내 5대 전자 업체인 TCL전자와 생산 및 중국시장 개척에 관한 업무 제휴를 체결, 안정적인 생산라인을 확보했다.

 이로써 빅빔은 TCL전자를 통해 디지털AV리시버를 생산, 국내외 시장에 판매할 수 있게 됐으며 LG전자에는 이미 지난달부터 공급하기 시작했다. LG전자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받은 제품을 내수는 물론 해외에 수출키로 했다. 물론 빅빔도 내수 시장이 커지면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요즘엔 PC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DVD리시버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연말께면 PC에서도 완벽한 홈시어터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 사장은 이 PC리시버는 자체 브랜드로 생산해 내수 및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가전분야에서는 LG전자와 협력하고 PC쪽으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홀로서기를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92년 설립된 빅빔은 대만의 FIC로부터 데스크톱PC용 주기판을 수입, 국내 PC업체들에 공급해온 업체로 용산 전자상가 등지에는 주기판 및 주변기기 유통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올해는 PC 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영업이 호조를 보여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내년에는 LG전자 OEM 공급과 빅빔의 자체 브랜드 제품 출시로 2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빅빔은 단순유통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디지털AV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