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64서버 매출 뚜껑 열어보니...기대에 훨씬 못미쳐

 올해 IA64 계열 아이테니엄서버는 얼마나 팔렸을까.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국내에 공급되기 시작한 64비트 인텔 아이테니엄서버는 예상과는 달리 공급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코리아·삼성전자·한국HP 등 관련업체를 대상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국내에 공급된 아이테니엄서버는 70대 정도. 그나마 인텔코리아 40여대, 삼성전자 10여대 등 두업체가 시범적으로 소량 판매한 것이 대부분이며, 한국HP(2대)와 일부 벤처기업을 포함한다 해도 100대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아이테니엄서버가 매킨리 프로세서의 전단계인 과도기적인 제품이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경기부진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한 몫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운용체계(OS)·애플리케이션 문제 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당초 예상치를 훨씬 못미치는 실적에 대해 내심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8월에만 해도 일부 연구소와 대학·개발자그룹 등의 틈새시장만 공략해도 수백대 이상의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IA64계열 아이테니엄서버에 대한 개발자그룹의 냉담함은 업계 관계자들의 표현을 빌면 ‘찬바람’이 불 정도라는 것이다.

 현재 64비트 IA64계열 아이테니엄서버를 내놓은 업체로는 한국IBM·한국HP·한국후지쯔·컴팩코리아·SGI코리아·한국델·인텔·삼성전자 등 대부분의 서버관련 업체들. 이들 업체는 지난 8월부터 지난달까지 3개월간 집중적으로 IA64계열 신제품을 출시해놓고 개발자그룹·연구소·학교·게임업체 등 틈새시장의 수요를 ‘내심’ 기대했다. 다가오는 IA64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일정 정도의 수요는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로 서버업체들이 제품을 공급한 대수는 미미하다. 아예 한대도 공급하지 못한 업체도 상당수다. LGIBM을 통해 국내 공급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IBM은 아직 한대도 공급한 사이트가 없을 정도이며 한국후지쯔·컴팩코리아 등도 공급을 못하고 있다. 물론 출시한지 불과 2,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출시전에 이미 사전영업이 진행돼 일부 시스템이 공급되던 전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경기부진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서도 “그러나 무엇보다도 데이터베이스 등을 포함한 애플리케이션의 포팅문제와 64비트 OS 출시문제 등이 얽혀 있어 올해에는 사실상 큰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한국HP 관계자도 “고객들이 아이테니엄서버를 테스트베드용 64비트서버로 인식하고 있는데다 내년 하반기에 매킨리 프로세서가 출시되면 그때 가서 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어서 매출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