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WTO 가입으로 한국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게 될 전망이다.
WTO 가입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3%포인트 높아지고 동남아, 미주 및 유럽 경제에도 적지 않은 활력을 불어넣어 얼어붙은 세계 시장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관세율 인하와 비관세 장벽 완화는 대중 수출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통신과 전자 등 자본·기술집약적 산업의 중국 진출도 확대돼 경기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늘파동에서처럼 WTO 규범에 어긋나는 중국의 무역분쟁 소지가 줄어든다는 점도 중국과의 교역에서 보이지 않는 큰 이점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는 단기적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중국 시장 개방으로 국내 기업들은 이제 중국 시장에서조차 중국 기업이 아닌 선진국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외국 기업의 기술과 자본을 유치한 중국의 산업경쟁력이 높아져 제3국에서도 한·중 경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 이미 가전을 비롯해 섬유·신발·기계 등에서 중국에 추월당했으며 앞으로는 정보통신·IT·자동차·석유화학·철강·조선 등에서 중국의 추격을 받게 될 운명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WTO 가입에 따른 효과를 최대화하고 이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차별화를 위한 연구개발(R&D)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생산기지 위주의 현지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R&D를 바탕으로 경쟁 우위를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통신과 마케팅 등 서비스 시장 공략을 확대해야 세계 제조창인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정부는 또 마약 혐의자 사형사건에서 보여줬듯이 중국과의 외교·통상에서 보다 철저를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자국 시장 개방을 기화로 국내 시장 추가개방 압력을 가하고 무역수지 불균형 시정을 요구할 것에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