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주식매도가 기업의 주가하락으로 연결된 사례가 적지않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테러 이후 증시가 회복되던 지난달 중순부터 해룡실리콘, 프로소닉, 액토즈소프트, 휴맥스, 피코소프트 등 몇몇 IT기업들은 내부자(특수관계인, 이사 등)의 장내 주식매도와 함께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표참조
증시전문가들은 기업의 내부자가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한 만큼 법적으로 저촉되는 것은 없으나 주가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는 한편 기업 신뢰도에도 적지않은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기업내부자의 매도주식수가 많을 경우 시장에 물량부담을 안겨주고 매도사실 공시가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안정성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결국 주가하락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증권 내부자거래 분석사이트인 아이스코어(http://www.iscore.co.kr)에 따르면 해룡실리콘의 김철규 사장과 지원영 상무는이달초 4일간(거래일 기준) 각각 96만6180주와 20만6180주를 매도했다. 이 중 20여만주가 매도된 1일 이 회사의 주가는 6.25% 하락했으며 60여만주의 매도물량이 쏟아진 2일에는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또 매도사실을 공시한 7일에도 8.32% 하락한 4520원으로 장을 마쳤다. 회사측은 김 사장과 지 상무가 유상증자를 위해 차입했던 원금을 상환할 목적으로 주식을 매도했다고 밝혔다.
프로소닉도 특수관계인이 매도를 시작한 날부터 이틀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특수관계인 김영부씨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9만7612주를 평균 6500원에 매각했다. 2만4200주를 매도한 지난달 30일 주가는 전일보다 3.49% 하락한 6080원을 기록했다. 3만8373주를 매각한 7일에도 전일보다 1.58% 하락했으며 그 다음날은 4.23% 하락한 6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휴맥스의 김종일 이사와 최한홍 이사도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각각 9000주와 3만주를 분할 매도했다. 이같은 매도사실이 공시된 7일 주가는 전일보다 2.52% 하락한 2만3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액토즈소프트의 홍정표 특수관계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총 7만5484주를 매도했다. 지난달 9일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액토즈소프트의 주가는 30일에 9.09% 하락했으며 매도사실이 공시된 이달 2일에는 3.98% 하락했다.
이밖에 7일 내부자 매도를 공시한 세방전지와 8일 공시한 피코소프트의 주가도 각각 3.77%, 2.82% 하락한 3060원과 6200원을 기록했다.
최형욱 아이스코어 사장은 “기업의 내부자들이 차익실현 등의 이유로 보유주식을 대량매도하면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매도사실이 시장에 알려지면 그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