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M홀딩스가 e머신즈의 지분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삼보컴퓨터·현대멀티캡 등 국내 컴퓨터업체 주가가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12일 삼보컴퓨터에 따르면 미국의 EM홀딩스가 미국 트라이젬아메리카에 e머신즈의 지분 90%가량을 1억1700만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미국 트라이젬아메리카를 통해 20.2%(2892만주)의 e머신즈 지분을 보유한 삼보컴퓨터는 장중반부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5960원으로 장을 마쳤다. e머신즈 지분 19.7%를 보유한 KDS도 가격제한폭까지 상승, 575원을 기록했다. 동종업체인 현주컴퓨터와 현대멀티캡도 상한가 대열에 동참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주식시장의 가파른 상승추세에서 소외된 컴퓨터업체들의 주가가 e머신즈 보유 지분매각 제안을 토대로 동반상승한 것으로 풀이했다.
컴퓨터업체들의 주가는 당초 기대했던 4분기의 계절적 수요증가와 윈도XP 출시에 따른 효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제자리 걸음을 했다. 설상가상으로 KDS가 부도처리되자 동종업체들의 주가는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증시전문가들은 e머신즈의 매각이 성사되면 현지법인을 통해 지분을 보유한 삼보컴퓨터의 현금흐름이 이전보다 개선될 전망이고 이런 기대가 컴퓨터업체 전체에 대한 매수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삼보컴퓨터는 이번 e머신즈 매각이 주당 78센트에 결정되면 28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보컴퓨터가 미 현지법인인 트라이젬아메리카를 통해 주당 2.2센트(28원)의 e머신즈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매각이 성사되면 상반기에 39억원을 기록한 트라이젬아메리카의 투자손실에 따른 지분법손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점도 주가에 긍적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부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DS도 이번 매각제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EM홀딩스의 삼보컴퓨터 보유 e머신즈 지분 매입이 성사될 경우 차후 KDS 보유 e머신즈 지분도 매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태홍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지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던 컴퓨터 종목들이 이번 EM홀딩스의 e머신즈 매각제안으로 동반상승했지만 성사된다해도 실제 수혜대상은 삼보컴퓨터와 KDS”라며 “컴퓨터업종의 전반적인 주가상승은 향후 실적개선이 가시화되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