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저녁(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의 개막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2001 추계 컴덱스가 본격적인 행사일정에 들어갔다.
빌 게이츠 회장의 연설은 경기하강과 PC시장 침체 분위기의 반전을 겨냥, 지금이 정보기술(IT)의 르네상스 시기임을 강조하며 또 한번의 도약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이 연설에서 “향후 10년 동안 기술진보 속도는 이전의 10년보다 두배가 될 것”이라며 지금이 기술면에서 최고의 절정기임을 역설하면서 “이같은 기술발전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데 큰 공헌을 할 것이며, 개인용컴퓨터(PC) 판매가 하락하고 IT업체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등 현재의 IT산업이 비록 고전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또 빠른 기술발전이 직장과 가정의 패러다임을 크게 바꿀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그동안 PC 덕분에 업무 효율이 높아졌고 생산성도 나아졌다. 게다가 PC와 인터넷이 결합하면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디지털세기를 맞아 이러한 변화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이며 IT에 의해 창출된 향후 10년 동안의 생산성은 이전 10년보다 두배나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확장표기언어(XML)에 기반을 둔 웹기술의 발전 등 새로운 정보기술은 기업의 마찰·갈등적 프로세싱을 없애 결국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것이며 궁극적으로 경제성장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IT가 경제에, 특히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매킨지 보고서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이러한 기술발전의 한 상징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개념으로 밝힌 차세대PC ‘타블레트PC’를 강조했다.
그는 펜으로 입력하는 노트북 크기 만한 이 제품이 약 2500달러에 내년 하반기에 상품화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여기 모인 청중들도 아마 내년에는 타블레트PC를 가지고 이 자리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블레트PC는 미 컴팩컴퓨터를 비롯해 대만 에이서, 일본 후지쯔와 도시바 등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추계 컴덱스에도 일본 NEC와 대만 FIC·타웅·뷰소닉 등이 시험제품(프로토타입)을 선보이며 이 진영 참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그루브네트웍스·오토데스크·코렐·어도비 등은 타블레트PC를 위한 서드파티 소프트웨어업체로 활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빌 게이츠 회장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팔리는 카메라 중 21%가 바로 디지털 방식이라는 점을 예로 들면서 “앞으로 보급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앙 서버 없이 개인 대 개인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P2P 방식을 이용한 음악제공 기술도 성행해 P2P 기술을 사용한 애플리케이션도 점차 세력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25일 선보인 새 PC 운용체계 윈도XP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700만 라이선스가 팔려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빌 게이츠 회장은 평가했다. 이는 지난 95년 내놓은 윈도95와 비교하면 3배나 많은 실적이다.
그는 이밖에도 단말기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닷넷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닷넷 전략은 이기종 단말기간에 서로 데이터를 주고 받기 때문에 보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우리는 보안기술 향상에도 매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