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대표 장기형 http://www.dwe.co.kr)의 독자적인 국내 영업망 구축 여부가 가전업계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마트와 최근 3300억원의 장기미수채권 처리문제를 놓고 심한 마찰을 빚고 있는 대우전자의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지난 한달동안 하이마트를 통한 판로가 막힘에 따라 안정적인 판로 확보 차원에서 독자적인 국내 영업망 구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우전자 내부에선 ‘탈하이마트’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영진도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독자적인 국내영업조직의 신설을 적극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전자는 지난 98년 1월 국내 영업의 효율화를 도모하기 위해 국내 영업조직 및 영업활동을 하이마트에 이관, 지난 4년여 동안 국내 영업을 전적으로 하이마트에 의존해왔다.
대우전자는 하이마트를 통한 매출이 갈수록 줄어듦에 따라 대책마련의 일환으로 올초에도 국내영업조직을 새로 구축해 내수영업을 강화했으나 국내영업독점권을 주장해온 하이마트의 반발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하이마트와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요즘 들어 대우전자의 독자적인 국내 영업조직의 구축 움직임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
비록 하이마트가 최근 한달여 만에 대우전자의 물품사입을 재개했다고 하지만 양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때로 깊어진 데다 이미 하이마트를 통한 매출이 과거에 비해 3분의 1수준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대우전자가 이전처럼 국내 영업을 하이마트에 전적으로 의존하긴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대우전자 관계자는 “하이마트측에서 영업독점권을 주장하겠지만 이를 무력화시킬 충분한 대안을 갖고 있다”고 전제, “어떤 형태로든 위축된 국내영업을 활성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국내 영업조직 신설의 가능성을 넌지시 내비췄다.
특히 현재 해외매각을 추진하는 대우전자가 제값을 받고 매각을 원활히 성사시키거나 아니면 독자생존을 모색하더라도 국내 영업조직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대우전자내에 점차 팽배해지고 있다는 것도 대우전자의 독자영업망 구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우전자가 국내 영업망을 새로 구축하고 나설 경우 국내 가전유통시장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상태인 대우전자는 당장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이전처럼 국내 영업조직을 새로 갖추고 전국을 커버하는 전속대리점을 만들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우전자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도움을 받아 양사의 대형 유통점인 리빙프라자와 하이프라자에 유통을 맡기는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다.
하이마트에 버금가는 새로운 양판점의 출현을 점쳐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하이마트가 ‘뜨거운 감자’로 양사 모두 하이마트를 통한 매출비중이 높아질수록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다 유통점의 양판점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점을 감안해 볼 때 삼성이나 LG 양사는 하이마트 못지 않게 대형 매장을 갖추고 있는 리빙프라자나 하이프라자를 양판점으로 전환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쨌든 대우전자와 하이마트가 어느 덧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은 만큼 이전처럼 관계가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대우전자가 어떤 형태로 ‘탈하이마트’를 선언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