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 줌인>KTF 매직엔스 이찬호

 ‘프로야구 장종훈의 연습생 신화를 e스포츠에서 내가 잇는다.’

 이찬호(17·KTF 매직엔스)는 차세대 e스포츠계의 대표주자로 주목받는 신인선수다. 고등학교 1학년인 이찬호는 프로구단 KTF에서 잠재력을 인정받고 현재 KTF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는 연습생이다.

 이찬호의 주 종목은 카운터스트라이크, 레인보우6, 퀘이크3 등 액션슈팅게임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카운터스트라이크에 주력하고 있다. KTF에서도 이찬호를 5인제 카운터스트라이크팀의 핵심멤버로 양성하고 있을 정도로 실력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다.

 현재 ‘코보(Chobo)’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이찬호는 이미 게이머들에게는 ‘초고수’로 통한다. 액션슈팅게임의 필수 항목인 조준력과 상황판단력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며 정확해 웬만한 선수의 경우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는다. 게임스타일도 매우 공격적이다. 상대 선수가 눈앞에 나타나면 피하기보다는 끝까지 쫓아가서 결판을 보는 적극성을 보인다. 하지만 아직 고수와의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아 이런 적극성이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너무 공격적인 스타일이 방어에 빈틈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의 감독과 선배 선수들은 이찬호 선수에게 수비를 염두한 공격을 해야하며 특히 동료들과의 협동작전을 펼쳐야 한다고 따끔한 충고를 한다. 이런 스타일은 팀플레이전인 카운터스트라이크에서 위험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찬호는 게임을 정말로 좋아한다. 그의 하루 일과를 보면 이찬호가 얼마나 게임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이찬호는 평일 아침 6시에 기상한다. 자양동 숙소에서 1시간30분 가량 떨어진 학교에 등교하기 위해서다. 학교 수업이 끝난 후 곧바로 숙소로 돌아온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오면 가장 먼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빨래와 설거지. 팀의 막내면서 연습생이기 때문에 빨래와 설거지는 대개 이찬호의 몫이다. 이찬호는 자신이 좋아서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한마디 불평도 하지 않고 모두 해치운다. 그리고 저녁식사 후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간다. 연습은 대개 자정을 넘겨 새벽 1, 2시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연습에 몰두하면 손을 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과 선배들은 학교생활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이찬호를 반강제로 방으로 밀어 넣는다.

 이런 고된 하루를 보내면서도 이찬호는 자신의 삶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 “게임이 좋아서 시작한 생활이기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프로게이머가 되기로 결심한 이상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