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테플론 PCB용 핵심 원자재와 생산장비가 잇따라 국산화돼 자립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이에 힘입어 이 시장 참여를 탐색해온 국내 주요 PCB업체들이 테플론 PCB 사업진출을 본격 선언하고 나섰다.
특히 테플론 PCB는 차세대 통신·네트워크시스템의 메인보드로 적용될 것으로 유력시되고 있어 빌드업·패키지기판·고다층MLB에 이어 새로운 수출 유망 PCB로 부각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소재·장비 국산화 줄이어=테플론 PCB는 테플론이란 특수원판을 이용한 특수 PCB. 통신시스템·네트워크시스템 등 정보시스템의 정보처리속도가 수㎓ 대역으로 높아짐에 따라 기존 에폭시를 이용한 PCB로는 이같은 고주파 대역의 제품을 감당하기 어렵자 선진국 업체들은 내열성과 전자특성이 우수한 테플론 소재를 PCB 원자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테플론은 다루기가 까다롭고 생산공정이 어려워 지금까지 타코닉·아론·로저스·주코 등 외국 업체만이 생산, 고가에 공급해 왔다. 이처럼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테플론 원판을 최근 국내 벤처기업인 스마트전자(대표 조현복)가 개발, 내년부터 본격 생산키로 해 테플론 PCB의 기술자립 1단계는 마련된 셈이다. 스마트전자는 내년 상반기께 천안공단에 50억원을 투입, 테플론 원판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때를 맞춰 테플론 원판용 특수 프레스도 국산화됐다. PCB 프레스 전문업체인 일성기계(대표 김원묵)가 테플론 PCB를 가공할 수 있는 핫프레스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것. 특히 일성기계의 핫프레스는 500도의 고온에서 0.001㎜hg의 고진공상태를 유지, 유리전이온도가 높고 밀착력이 낮은 테플론 PCB를 안정적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또다른 장비업체인 제4기한국(대표 백태일)의 경우 플라즈마를 이용한 디스미어 장비와 도금장비를 개발, 테플론 PCB 생산장비용으로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어 국내 테플론 PCB 수준은 소재에서 핵심장비에 이르는 거의 모든 시스템이 자립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테플론 PCB 참여 러시=테플론 PCB가 유망 수출품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려놓고도 고가의 원자재 및 생산장비 조달문제로 본격 사업참여를 주저해왔던 대덕전자·삼성전기 등 주요 PCB업체들의 움직임도 장비·소재 국산화에 힘입어 사업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국내 중견 PCB업체로는 처음으로 테플론 PCB를 양산하고 있는 코스모텍은 기존 단면 중심에서 다층기판으로 품목을 다변화할 계획이며, 코원서키트·미진전자 등 중소업체들도 테플론 기판 설비 증설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우창 코스모텍 사장은 “유럽·미국을 중심으로 테플론 PCB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국내 PCB업체가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유망 수출품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서 테플론 PCB 소재·장비업체의 분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