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보는 해외 SW업계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외국 소프트웨어(SW) 회사들이 국내 진출한 이후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면서 한국의 위상도 따라서 올라가고 있다. 그동안 외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성공사례들이 국내에서도 잇따라 발표되는가 하면, 한국·중국·일본에 독자적인 2바이트 코드 지원센터가 국내에서도 설립된다. 또 대형 정보기술(IT) 콘퍼런스도 국내에서 개최될 정도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에 대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고, 국내 기업들의 IT 수준이 향상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AP행사 국내서 개최=e비즈니스 전문회사인 SAP는 이제까지 호주, 홍콩,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던 최대 IT 콘퍼런스인 ‘사파이어’ 아시아태평양지역(AP) 행사를 부산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AP(13개국) 주최 행사인 ‘사파이어 2002 부산’은 내년 11월 3일부터 6일까지 개최되며 3000∼5000명에 이르는 외국 IT 전문가들이 찾을 예정이다. 특히 SAP 중역들이 세미나 참석차 방한할 것으로 보여 실제로는 AP지역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행사가 될 전망이다.
국내에 대형 외국계 IT회사들이 진출해 있지만 AP지역 행사를 국내에서 개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시장규모가 큰 일본에서조차 사파이어가 개최된 적이 없다.
이와 관련, SAP코리아는 “SAP코리아는 전세계 지사 가운데 12위(매출액 기준)로 지난해에는 성장률이 1위(100% 이상)를 기록하는 등 본사 차원에서 관심이 높다”며 “대형 행사를 개최할 만한 외부시설도 갖춰짐에 따라 AP지역에서 한국을 지목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대형 참조사례 늘어=e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통합(eAI) 전문회사인 비트리아코리아(대표 토마스 리)가 수주한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무역허브 구축사업은 본사 차원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 프로젝트는 KTNET에 연결된 무역·제조·금융회사들이 통관·세관·결제·물류업무와 같은 수출입 업무를 ebXML 기반으로 자동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내년 6월 오픈된다. 현재 1만700개에 이르는 기업이 KTNET을 통해 무역업무를 처리할 정도로 규모가 방대하다. 뿐만 아니라 PAA(Pan Asian e-commerce Alliance)의 회원국인 중국·홍콩·대만·싱가포르·일본 역시 범아시아 전자무역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어서 KTNET에 쏟아지는 관심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EXE테크놀로지코리아(대표 김형태)의 LG전자와 CJGLS프로젝트가 성공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10월 시작된 LG전자 창원물류센터 물류 최적화 프로젝트는 단일 사이트로는 동양 최대 규모다. 3개동 총 4만4500평 규모의 가전제품 물류센터에 EXE의 ‘EXceed’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포스코 PI 프로젝트도 철강업계 최대 규모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이었던 데다, 애플리케이션 통합이나 공급망관리(SCM), 성능관리 측면에서 전세계적인 조명을 얻은 바 있다.
◇2바이트 지원, 국내서 담당=이글로벌테크놀로지코리아(대표 이학선)는 최근 DBCS(Double Byte Conversion System)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R&D팀을 구성하고 본사에서 발표되는 SW에 대해서 2바이트로 전환하고 있다. 향후에는 중국이나 일본지사에 대한 역수출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복안도 갖고 있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전문회사인 하이페리온코리아(대표 이혁구)도 이달 중순경 ‘테스트 파트너’를 선정하고 국내에서 한글화할 방침이다. 본사 차원에서 제품당 20만∼30만달러를 지원하게 되며 장기적으로는 로컬라이즈 작업도 여기서 담당토록 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