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600선에 안착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신용등급 상향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으며 D램 가격의 급상승 등 조심스럽게 확산되고 있는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최근 랠리를 이끌고 있는 주요 원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지난 10월 이후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외국인들은 순매도 전환 하루만인 이날 다시 순매수세로 돌아서며 향후 증시의 추가상승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또 주가상승기에 철저히 소외됐던 국내 기관들이 대기매수세로 자리잡고 있어 수급상황은 어느 때보다도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이날 단숨에 600선을 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에도 주식시장이 600선을 예상보다 쉽게 돌파했고 장막판으로 갈수록 상승폭을 키우면서 증권가에는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성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악재에는 둔감하고 호재에는 민감한 시장흐름이 이어지면서 증시의 상승추세는 살아있는 모양”이라며 “지수가 상승할수록 단기조정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세는 단순한 유동성 보강이라기보다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며 “단기적으로 상승세는 좀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지만 연말로 갈수록 실물경기에서의 회복이 없다면 재차 조정 국면으로의 전환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증시의 추가 상승 분위기 고조속에 전문가들은 다음 저항선으로 630선을 꼽고 있다. 600이 심리적 저항선이라면 연중 고점인 630선 돌파여부가 향후 ‘대세상승’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는 판단이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600선에서 국내 기관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참여하기는 부담스러운 지수대”라며 “외국인들의 힘으로 630선까지 넘어선다면 기관들도 추격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지만 아직은 이를 확신할 수 없으며 따라서 향후 시장흐름도 외국인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나타난 증시상승세를 지난 98년 대세상승기와 비교하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경기 불황이후 회복세, 유동성 증가 등 분위기와 패턴이 비슷하다는 데 동의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하지만 98년에는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경기회복 신호들이 뚜렷하게 뒷받침됐지만 지금 상황은 경기회복의 근거는 아직 미흡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따라서 이번 상승을 본격적인 대세상승과 연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실물경기의 회복을 좀더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