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이제는 중국이다-`자금성`이 열린다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중국 대륙을 향해 돛을 올렸다.

 그동안 업무제휴나 간접투자방식에 머무르던 몇년전부터 꾸준히 중국시장을 두드리던 벤처캐피털들이 최근에는 중국내 신규법인을 설립, 중국시장 직접공략을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개방정책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동안 중국진출의 가장 큰 난제로 부각됐던 투자수익 국외반출 문제도 완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대내외적인 중국의 변화는 국내 벤처캐피털의 대중국공략 움직임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실제 지난 8월말 이같은 움직임을 타고 대우증권 출신의 최병조 사장이 중국 선전에 세계창업투자관리유한공사를 설립, 중국에 설립된 첫 한국계 벤처캐피털이 됐다.

 최 사장은 “선전의 경우 과학기술산업 중에서 전자산업 발전이 뛰어나고 산업성과가 활발해 정부측에서도 IT산업과 생물의약 등 과학기술산업부문 발전을 도모하고 있어 벤처캐피털의 투자여건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 정부 차원에서 외국 벤처캐피털 자본의 유치를 위해 관련제도를 정비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전역으로 투자범위를 넓혀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국내 벤처캐피털의 중국 진출은 현지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위해서라기보다는 투자기업의 중국 진출 컨설팅이나 현지 사무소 역할에 더 많은 비중을 둬왔다.

 중국에 지사를 설립해 운영중인 KTB네트워크의 경우도 지사를 투자개념보다는 국내 투자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위한 컨설팅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당초 장기적으로 중국지사를 확대, 개편해 국내 벤처기업들의 중국진출 교두보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중국내 벤처기업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합병 국민은행 자회사인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도 지난 1일 차이나벤처캐피털(CVC)과 함께 국내외 기관투자가 및 법인들을 대상으로 ‘프론티어 차이나 그로스 펀드’ 설명회를 개최했다. 차이나펀드는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가 업무집행조합원으로 참여하고 국내외 법인 및 개인이 출자해 결성할 예정이며, 목표금액은 300억원이다.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는 조합결성 금액 중 50% 이내에서 중국투자에 나설 계획이며, CVC는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의 제휴회사로 이에 협력, 공동투자를 하게 된다.

 직접적인 진출의 어려움으로 홍콩에 TG아시아벤처를 설립, 간접적인 진출을 시도해 왔던 TG벤처의 경우도 중국 벤처시장 공략에 좀 더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IMM창투도 최근 대만을 다녀와 중국진출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대만의 업체가 중국내 협력진출의사를 전달해 왔기 때문이다. IMM창투는 자본을 대고 대만업체는 중국내 사업을 총괄하는 구도다.

 이외에도 산은캐피탈, 한국기술투자 등 대형 벤처캐피털 위주로 빠른 기간내에 중국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산은캐피탈 관계자는 “중국 칭화대와의 협약을 통해 중국 벤처기업 발굴을 시작한 만큼 관련제도 등 여건이 갖춰지면 그에 맞춰 중국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WTO에 가입하더라도 중국이 외국 자본의 국내 투자와 수익에 대한 반출 등 관련 규정을 완화하는 것은 좀 더 인내를 갖고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접근방식을 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