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7개 최상위 도메인(gTLD) 중 하나인 닷비즈(.biz) 도메인이 지난 7일 시작된 일반인 대상의 실시간 등록부터 예상을 뒤엎고 등록행렬이 이어지는 등 돌풍을 몰고 있다. 이에따라 닷비즈가 포화상태인 ‘닷컴(.com)’ ‘닷넷(.net)’ 등 기존 도메인을 대체할 유력한 ‘gTLD’라는 성급한 전망까지 대두되고 있다.
특히 미국 뉴욕 테러여파로 닷비즈 주관사인 미국 뉴레벨(NeuLevel)사가 실시간 등록 일정을 두번씩이나 연기한데다 ‘닷컴’으로 대별되는 e비즈니스에 대한 이미지가 세계적으로 여전히 냉랭한 상황이란 점에서 닷비즈의 초반선전은 눈여겨볼 만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예정된 수순이다=닷비즈의 인기는 어느정도 예견된 사실이라는 게 도메인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닷비즈가 지적재산권 보유자 등을 대상으로 1단계 우선등록 서비스와 지난 6월부터 전세계 150개국에서 접수한 16만여개의 사전예약된 닷비즈도메인을 추첨 형태로 등록한 결과, 또다른 신규 최상위 도메인(gTLD) 가운데 하나인 ‘닷인포(.info)’의 두배가 넘는 등록수를 기록, 돌풍이 예고됐다는 것이다. 특히 최대 경쟁 도메인인 ‘.info’를 비롯해 ‘.pro’ ‘.name’ ‘.aero’ ‘.museum’ ‘.coop’ 등 다른 6개 신규 도메인과 비교할 때 닷비즈가 상대적으로 사용하기 간편하고 대중성을 확보했다는 것도 예정된 초반 돌풍의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또 “기업들이 가장 선호했던 닷컴의 대안에 가장 잘 부합하는 닷비즈의 속성 탓에 닷비즈가 어느정도는 성공적 진입이 예견돼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닷컴 대체 가능한가=일단 닷비즈는 포화상태에 접어든 세계 최대 도메인 닷컴을 대체, 새로운 gTLD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gTLD가 글로벌 e비즈니스의 출발점임에도 닷컴 등 기존 gTLD는 이미 한계에 달한 상황이어서 새로운 도메인에 대한 욕구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닷컴의 경우 3∼4개 알파벳으로 조합할 수 있는 도메인은 이미 고갈단계”라며 “닷비즈는 비즈니스나 기업의 이미지가 강해 기업들을 중심으로 닷컴의 대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도메인알지의 김주형 사장은 “기업 이미지와 사업내용에 맞는 좋은 도메인이 없는 중소기업과 신생기업들은 닷비즈를 적극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무엇인가=닷비즈는 기본적으로 비즈니스에 초점을 둔 도메인이다. 뉴레벨측도 “닷비즈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비즈니스에 특화된 gTLD”임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닷비즈의 성공은 인터넷 비즈니스 등 전반적인 경기상황과 밀접히 관련된다. 이런 점에서 닷비즈의 돌풍은 좀 더 두고봐야한다는 지적도 많다. 이미 상당수 기업들이 지난 5월 1단계 IP클레임(지재권 보호 서비스)기간과 2단계 선등록기간을 거쳐 닷비즈를 확보한데다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메인으로 돈을 버는 기회가 사라지면서 일반인들의 도메인등록이 갈수록 줄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창업이 눈에 띄게 줄고 있고 전통기업의 온라인화, 즉 ‘e트랜지션’도 위축되고 있다. 이밖에 닷컴에 비해 복잡한 등록절차도 앞으로 닷비즈의 행보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