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추진팀, eFMS팀, 중소기업지원부. 언뜻 들으면 일반 기업의 조직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모두 시중은행들의 기업전용 사이버금융서비스를 준비하는 조직이다. 여기서는 B2B결제서비스와 같은 EC 관련 결제서비스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용 금융상품이 기획되고 있다. 내년 초까지 이들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기업전용 인터넷뱅킹서비스를 위한 최적의 인프라 구축이다. 물론 이들의 역할은 여기까지가 끝이 아니다. 기업내부시스템까지 연동을 통해 기업전용 인터넷뱅킹서비스 체제가 마무리되면 은행들은 무선인프라에서 전개되는 기업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무선결제서비스’ 인프라 구축에 연이어 착수할 예정이다.
◇CMS에서 내부시스템 연동까지=당초 고객구분 없이 시작된 인터넷뱅킹서비스는 올해 초 기업전용 서비스로 분리되는 것을 기점으로 △자금관리서비스(CMS)와 통합 △기업내부시스템과 은행 인터넷뱅킹시스템간 연동 등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
CMS는 급여이체와 같은 단순한 입출금거래보다 한 단계 발전된 서비스로 계좌통합관리서비스를 비롯해 채권, 무역결제, 외환관리 등 기업에서 그간 수행하던 자금 관련업무가 인터넷으로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또 자금거래와 관련된 각종 데이터는 사이버증권서비스에서 제공하고 있는 그래픽 형태로 볼 수 있고, 통계 리포트도 제공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기업용 인터넷뱅킹시스템은 기업내부시스템과 연동되면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가장 일반적인 서비스로 이용하고 있는 급여자금이체의 경우 종전에는 직원명단과 계좌번호, 금액이 적혀있는 엑셀 형식의 파일을 별도로 만들어 은행으로 전송해야 했으나 양자의 시스템이 연동되면 이런 과정이 생략된다. 또 자금이체나 지급에 앞서 상급자의 결재를 받아야 할 경우 만일 내부에 결재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결재 완료 내용이 인터넷뱅킹서비스로 바로 이동돼 전송만 하면 된다. 반대로 은행으로부터 받는 자금관리 내역 역시 ERP나 자금관리시스템으로 바로 저장할 수 있다.
◇2002년, 시중은행 모두가 채비=“2002년부터는 기업들이 사이버금융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시스템연동을 위해 ERP업체와 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한 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그만큼 은행들의 서비스 준비는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CMS와 기업내부시스템 연동기능까지 제공하는 은행은 지난 8월 서비스를 시작한 농협을 선두로 하나은행·신한은행이 이 대열에 동참했다. 또 한빛은행은 12월초 ‘한빛기업뱅킹’이란 이름으로 CMS를 비롯해 기업내부시스템 연동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조흥은행도 이달말 대량이체·직금 등의 인터넷뱅킹 기본업무를 중심으로 1차 시스템을 가동한 후 12월말, 내년 2∼3월로 두차례에 걸쳐 서비스 추가 가동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 기업인터넷뱅킹서비스와 CMS를 통합한 캣아이(CAT/i) 시스템을 개발한 한미은행은 기업내부시스템 연동을 위한 사업제안서를 받고 있어 조만간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며, 국민·제일은행 등 나머지 은행들도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 단계는 무선결제서비스=기업용 인터넷뱅킹서비스의 다음 발전단계는 이동컴퓨팅 환경을 지원하는 무선결제서비스다. 특히 현재 선보이고 있는 이동통신사업자와 SI사업자가 연계한 무선인프라 기반의 업무 솔루션에는 결제기능이 빠져있다. 일부 은행들은 특정 업무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에 결제기능을 포함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와 연합전선을 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미은행 관계자는 “PDA는 개인시장보다 기업시장이 먼저 열릴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용 솔루션으로 사용되는 PDA에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결제기능을 탑재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들은 체크프리·코마스·웹캐시 등 뱅킹솔루션 전문업체들과 협력해 시스템을 공동개발하고 있으며, 오라클·SAP·더존디지털웨어와 같은 ERP 전문업체를 선정해 기업연동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또 일부 은행들은 무선결제서비스를 동시에 추진, PDA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업자와 업무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