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장·등록 IT430개사 3분기 실적

 

 거래소 및 코스닥시장의 430개 정보기술(IT)업체는 올들어 3분기까지 매출 110조7518억원, 영업이익 9조402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조6704억원, 2조8168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도 IT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전반적으로 IT업체들의 실적이 저조하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반도체업종는 D램가격 하락 등으로 이익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IT업계 수익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통신장비업종도 내수부진 등으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서비스업종이 실적개선을 이어가며 반도체업종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워준 게 위안거리다.

 하지만 업계 및 증시전문가들은 IT업체들이 올 3분기를 저점으로 서서히 바닥권을 탈출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부진 뚜렷=반도체 가격의 속락으로 올해 3분기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실적은 크게 악화됐다. 삼성전자는 흑자규모가 대폭 축소됐고 하이닉스반도체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23조897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08% 감소했으며 하이닉스반도체도 3조4768억원으로 49.18%나 감소했다. 아남반도체 역시 1420억원의 매출액으로 69.06% 감소하는 등 반도체 3사의 평균 매출액 감소율은 15.27%였으며 영업이익은 81.2%나 곤두박질쳤다.

 3분기까지 누적순이익은 삼성전자가 2조544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그 규모는 지난해 동기보다 47.56% 감소했으며 하이닉스와 아남반도체가 각각 3조745억원 적자, 170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3개사의 3분기 누적순이익은 총 127.53% 떨어지며 적자전환됐다.

 거래소시장의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업종을 제외한 전체 상장기업의 누적매출액 증가율은 0.45%에서 1.93%로 높아졌고 순이익은 감소폭이 38.07%에서 4.62%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 상장기업의 실적둔화 주요 원인이 반도체에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도체장비 업체들의 3분기 실적도 대부분 부진한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래산업·피에스케이·반도체ENG 등의 경우는 상반기에서 넘어온 수주실적이 반영되면서 매출이 전분기보다 크게 향상됐다. 특히 반도체ENG는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6억원, 46억원의 매출에 그쳤으나 3분기에만 158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매출액증가율 상위기업으로 부각됐다. 테크노세미켐·원익·동진세미켐 등 반도체 재료업체들은 3분기에도 꾸준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통신서비스 실적개선 돋보여=전반적인 IT경기 침체속에도 사상 최대의 이익을 달성했다. 한국통신 등 선발업체들은 본격적인 수익창출에 돌입했고 LG텔레콤 등 지난해까지 적자로 고전했던 후발업체도 흑자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이동통신서비스 선도업체인 SK텔레콤은 3분기에 매출과 세후순이익이 전분기대비 각각 7%, 25% 증가한 1조6010억원과 29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경상이익도 52%, 48% 증가한 6680억원과 5620억원을 달성했다.

 후발업체인 KTF와 LG텔레콤은 3분기에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KTF는 분기별 실적집계로는 최고치인 매출 1조249억원, 당기순이익 1372억원을 기록했다. LG텔레콤도 5620억원의 매출과 49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유선통신서비스 대표주자인 한국통신은 3분기에 2조8347억원의 매출과 16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 2분기에 비해 2%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79% 늘어났다. 하나로통신은 2137억원의 매출과 61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전분기의 성장성을 이어가면서 적자폭을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옥션 매출증가율 1위=인터넷기업은 3분기에 전반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영업손실폭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자상거래 매출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영업손실폭 감소는 광고비, 판관비 등 주로 비용절감에 따른 것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3분기에 전분기(207억7400만원)대비 7.8% 늘어난 223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400만원을 기록했다.

 옥션의 경우 큰 폭의 매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옥션은 3분기에 전분기(99억7800만원)보다 32% 증가한 128억36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은 792억14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8%의 증가율을 보여 전체 상장·등록기업 가운데 매출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폭은 전분기 9억2700만원에서 24억3000만원으로 확대됐다.

 ◇소프트웨어 실적악화=소프트웨어업체들은 3분기에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경기에 후행하는 성격이 강해 작년말부터 시작된 투자감소의 영향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또한 경쟁심화에 따른 마진율 감소도 실적악화의 이유로 꼽혔다.

 특히 지난 1분기 중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으로 호황을 누렸던 한글과컴퓨터, 인투스테크놀러지, 다우데이타 등 소프트웨어 유통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되면서 전 업종의 평균 성장성과 수익성을 크게 떨어뜨렸다.

 한글과컴퓨터의 3분기 매출은 지난 1분기의 절반 수준인 59억4000만원에 불과했으며 영업이익도 지난 1분기 30억5000만원의 흑자에서 8억3000만원의 적자로 전환됐다. 전년 동기 1억4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과 비교해서도 크게 감소한 것이다. 핸디소프트의 경우 매출은 전년 동기(102억9000만원) 수준인 103억원을 기록했으나 판관비가 전년동기보다 두배 가량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7억1000만원 흑자에서 7억9000만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통신장비 전반적 부진=네트워크장비 분야의 부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팬택 등 일부 단말기업체들만 선전했다.

 다산인터네트는 3분기에 27억원의 매출로 전분기 44억원보다 크게 감소했으며 경상손실만 10억원을 기록, 적자전환됐다. 한아시스템은 전분기와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올렸지만 19억원의 경상손실로 전분기 15억원 적자보다도 손실폭이 커졌다.

 단말기업체 중에는 팬택이 3분기에만 26억원의 경상이익을 거둬 가장 좋은 성적표를 내놨다. 이는 전분기 14억원의 경상이익과 전년 동기의 24억원 적자보다 월등히 개선된 수치다. 세원텔레콤도 11억원의 경상이익으로 전년동기 14억원 적자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텔슨전자는 3분기에만 60억원의 경상손실을 기록, 전분기 47억원 손실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네트워크장비 분야는 당분간 실적개선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소재부품 상대적 선전=소재부품은 전반적인 IT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소재부품의 대표기업인 삼성SDI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5%, 16.71% 하락한 2조9779억9200만원과 4010억99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기의 경우 누적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8% 감소한 2조2722억4500만원을 기록했으나 212억6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내 적자전환됐다. 전문가들은 소재부품업종의 3분기 누적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됐지만 3분기말부터 인쇄회로기판(PCB) 및 콘덴서업종의 실적이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전자 이중고=일반전자는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와 단가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일반전자 업종에 속하는 기업 가운데 대우전자의 3분기 누적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감소한 2조2932억원에 그쳤으며 노래방 연주기기 시장점유율 1위인 태진미디어의 매출액도 39.3% 감소한 138억9000만원에 그쳤다. 반면 LG전자의 3분기 누적매출액과 경상이익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LG전자가 올초 LG정보통신을 합병해 3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증가했을 뿐 실제 개별로 구분하면 실적은 악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세트톱박스 생산업체인 휴맥스와 한단정보통신의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철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세트톱박스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일반전자 종목들이 실적악화를 기록했다”며 “이런 추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I=SI업체들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을 위주로 한 발주는 늘어나고 있지만 경쟁심화로 마진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모디아, 포스데이타, 신세계I&C, 아이엠아이티 등 중견업체들의 매출은 증가한 반면 현대정보기술, 쌍용정보통신 등 대형 SI업체들의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쌍용정보통신은 3분기에 947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1014억원) 대비 6.7%의 감소율을 보였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의 67억원보다 59% 감소한 28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신세계I&C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이 회사는 3분기에 전년 동기(222억원)보다 49% 증가한 330억원의 매출과 전년 동기(12억원)보다 6% 늘어난 1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에도 SI업체들의 매출증가는 이어지겠지만 예년처럼 큰 폭으로 늘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의 회복시기를 지켜본 후 투자를 실시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