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파이어니어](45)이수그룹 홍현기 CIO

 “인터넷이 출현했을 때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할 것으로 누구나 착각을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지나친 과대평가였던 거예요. 우리는 그 진실을 지금 깨닫기 시작하고 있는 겁니다.”

 이수그룹 정보화담당임원(CIO) 역할을 맡고 있는 홍현기 페타넷 사장(38)은 e비즈니스는 오프라인을 대체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이수그룹의 e비즈니스 전략을 세우며 현실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10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이수그룹의 특징은 대부분 중간재를 생산하고 계열사마다 사업의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윤활유로 잘 알려져 있는 이수화학은 매출의 90%는 세제원료 공급을 통해서 확보되고 있으며, 이수세라믹·페타시스도 역시 중간재를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CRM이나 SCM처럼 외부와의 접점에 대해서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각 계열사마다 사업이 제각각이어서 통합된 e비즈니스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홍 사장은 결국 당분간 현실적으로 자체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만 매달리기로 했다. 지난 99년 이수화학과 이수세라믹에 ERP를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페타시스도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그가 각 계열사에 ERP를 도입하는 이유는 외부와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기 위해서다. SCM 등이 본격화될 때 이수그룹도 외부기업 시스템과의 연동을 추진해 디지털경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결국 e비즈니스는 IT만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문화의 문제로 귀결될 것입니다.”

 그는 이를 위해 기업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페타넷에서 새로 개발한 그룹웨어로 그룹차원에서 대체하는 것도 이 때문이며, 향후 지식경영시스템으로의 확산을 추진중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현재 뿔뿔이 흩어져 있는 정보를 EIS 개념에 맞춰 새롭게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홍 사장이 CEO로 있는 페타넷은 이수그룹의 신규 e비즈니스 창구다. 지난해 그룹내 전산인력의 통합과 외부인력의 충원으로 새로 꾸려진 페타넷은 그룹의 시스템 운영(SM)을 도맡아 하고 있으며, ERP구축 및 다양한 시스템 개발 노하우를 갖고 내년부터 ASP와 무선인터넷 사업 등 신규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홍 사장은 삼성전자·한국통신에서 줄곧 기획업무를 맡았으며, 이수그룹으로 옮겨 온 후에도 CIO역할과 더불어 그룹 비전을 새로 만드는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