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자의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대졸자들의 ‘전공파괴’ 현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인문·사회계열 졸업생 및 재학생들에게서 두드러져 그나마 취업을 기대할 수 있는 이공·경상계열 등으로 진로를 바꾸거나 뒤늦게 관련 자격증 취득을 위해 안간힘을 쏟기까지 한다.
올해 초 인하대 사회계열학과를 졸업한 박모씨(28)는 “인문사회계 졸업생들이 원하는 직종은 사무관리직이지만 경기불황으로 채용하는 기업이 드물다”며 “전공을 포기한 채 컴퓨터 디자인 자격취득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립대 인문계열 4학년 이모씨(23·여)도 “요즘 학과 동기들 사이에는 7대 외국계 정보기술(IT) 국제자격증인 마이크로소프트(MS), 선(Sun), 오라클(Oracle), 시스코(CISCO), 어도비(Adobe), 노벨(Novel) 자격증 취득열풍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취업사이트 인크루트(http://www.incruit.com)가 최근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공과 상관없이 취업할 수 있을까’는 설문조사에서 1240명의 응답자 중 60%(749명)가 “전공과 취업은 상관없다”고 응답했다.
기존 취업자(502명)들의 경우 ‘전공과는 상관없다’고 답한 비율이 65%(327명)에 달했다.
대학 취업 관계자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각 대학에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전공과는 무관한 기업들을 추천하면서 전공파괴 현상이 가속화 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