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컴덱스 기조연설은 한 바탕 말 잔치로 끝났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과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 등 미국 정보기술(IT) 업계 얼굴마담들이 총 출연해 ‘태블릿PC’와 ‘가상사무실(virtual office)’ 등의 용어로 IT의 장밋빛 미래를 펼쳐보였지만 ‘화려한 포장지를 뜯어보면 새로운 내용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고 새너제이머큐리뉴스는 혹평했다.
연설내용만 보면 오히려 무명 벤처기업인 오픈웨이브시스템스(http://www.openwave.com)를 이끌고 있는 돈 리스트윈 CEO가 ‘한 수위’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픈웨이브는 최근 휴대폰으로 인스턴트메시지(IM)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회사.
지난 20여년 동안 시스코 등 네트워크 분야에서 기술개발 및 마케팅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리스트윈 CEO는 최근 미국의 각 공항과 심지어 스타벅스 커피숍 등에까지 설치된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 우리들의 실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곁들여 설명해 큰 호응을 얻었다.
리스트윈 CEO는 또 최근 쏟아져 나오는 무선 인터넷 기술에 대해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불과 1∼2년 안에 상용화될 마우스를 장착한 휴대폰을 사용, 인터넷에서 서적을 구입할 경우 3번 정도의 클릭으로 쇼핑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리스트윈 CEO의 기조연설은 미사여구가 아닌 구체적인 사례에 기반을 둔 것이기 때문에 더욱 큰 호응을 불러와 마케팅 활동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오픈웨이브는 이번 전시회 기간에 영국 BT의 이통 자회사인 mm02 휴대폰에 자사 프로그램을 탑재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데 이어 현재 아시아, 유럽, 미국 등지의 5개 이통 업체들과도 대규모 수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컴덱스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리스트윈 CEO는 캐나다 새스캐치완대학(전기공학)을 졸업한 후 시스코와 JDS 유니페이즈 등에서 다양한 현장경험을 쌓았다. 그는 또 인터넷 자산단체인 넷에이드 회장을 맡고 있는 등 사회활동도 열심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