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권리를 최대한 보장한 것인가 아니면 인터넷쇼핑몰업체들의 덫으로 작용할 것인가.
최근 자사 쇼핑몰에 오표기된 가격 그대로 주문자들에게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삼성소프트의 결정이 소비자와 인터넷쇼핑몰업체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소프트는 최근 자사가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후지필름의 디지털카메라 FUJI6900의 가격을 정상가보다 40만원 가량 싼 금액(정상가 113만원, 오기금액 72만3000원)으로 잘못 표기했다. 삼성측은 즉시 제품을 주문한 239명에게 가격 오표기로 인해 제품을 공급하지 못한다는 사과공문을 게재하고 보상책을 마련키로 했다. 또 주문고객에게 전화를 통한 주문취소 설득에 나서 최근까지 234명의 고객으로부터 주문취소 입장을 얻어냈다.
그러나 삼성소프트는 지난 17일 돌연 FP6900을 주문한 모든 고객에게 당초 기재가격인 72만3000원에 상품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 한명의 고객까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했다는 것이 삼성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삼성소프트의 처리에 대해 일부 소비자들은 삼성측이 거래에 대한 약속을 지켰다는 칭찬의 글을 올리고 있는 반면 인터넷쇼핑몰업계는 삼성측의 처리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이같은 가격 오표기 사례는 여러번 있었지만 유통가격 문란과 쇼핑몰의 일방적인 금전적 손해를 이유로 업계는 주문취소를 유도하고 사은품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가격 오표기 문제에 대처해 왔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따라서 삼성소프트 측이 공식적으로 오표기 가격 그대로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나선 것은 그동안 업계가 지켜온 관례를 깨는 것으로 유사 사건을 경험하고 있는 업체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소프트의 결정이 알려지면서 최근 가격 오표기 문제를 겪었던 yes24의 경우 사건이 거의 마무리된 시점에서 또다시 고객들의 요구가 홈페이지에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정상가격을 받아들이고 주문을 취소했던 다른 사례에서도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돼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당분간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