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GI 웨더렐 CEO, 연봉 1달러만 받겠다

 “1달러만 받겠다.”

 내로라하는 국내외 최고경영자(CEO)들의 ‘1달러(혹은 1원) 연봉’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인터넷 투자업체 CMGI의 데이비드 웨더렐 최고경영자(CEO)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다른 CEO들과 마찬가지로 웨더렐도 회사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이같은 선언을 하기에 이르른 것.

 CMGI는 인터넷 검색업체인 알타비스타의 최대 주주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터넷 사업체들을 거느리고 있다. 웨더렐 역시 인터넷 전도사라 칭송받으며 ‘비즈니스위크(99년 10월 25일자)’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그러나 닷컴 열풍이 잦아들면서 그와 CMGI는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회사 비즈니스 성격상 투자업체들의 가치가 떨어지면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인터넷 시장이 지속적으로 가라앉고 있어 CMGI로서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

 CMGI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 웹 오락사이트인 i캐스트와 무료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퍼스트업닷컴을 퇴출시켰고 인터넷 접속서비스 공급업체인 내비패스에 대한 운영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인터넷 방송국인 액티베이트를 매각하기로 했으며 알타비스타와 온라인 마케팅업체 인게이즈, 웹 호스팅 업체 내비사이트 등의 구조조정에 몰두하고 있다.

 회사주가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닷컴 전성기인 지난해 1월 주당가격이 163달러에 달했으나 지난 달에는 64센트까지 하락했다. 최근에는 2달러 대에 머물고 있는 중. 지난 7월 말로 마감한 2001 회계연도 결산에서도 5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와중에 그의 이번 발표는 아직까지 선언적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시장의 침체로부터 비롯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는 업계의 설명.

 다만 웨더렐 CEO는 올 초 “투자지출을 줄이고 수익을 내는 핵심사업만 남겨둔 뒤 핵심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을 도모한다”는 회사전략을 밝힌 바 있다. 연봉 53만달러라는 고소득 CEO의 결심이 어떤 결실을 거둘지 미국 인터넷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