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는 더 이상 기름만 파는 곳이 아니다.’
‘주유소 라이프 스테이션화’를 향한 SK그룹의 행보가 최근 추가사업을 잇달아 선보이며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19일 현재 SK 주유소에서 벌이고 있는 부대사업은 잘 알려진 차량정비 사업인 스피드메이트나 편의점 OK마트를 비롯해 디지털 사진관 SK스코피(SKCOPI) ▲세차 버블샤워 ▲차량 전시 및 판매(렉서스) ▲비즈니스 편의점 MBE ▲화물차 물류정보 서비스 내트럭 ▲중고차 매매 사업 엔카 ▲테이크아웃 커피점 클립(CLIP) 등이다.
이밖에 위치추적시스템(GPS)을 이용한 차량용 사업 엔트랙(ENTRAC)을 비롯해 내트럭 서비스를 이용하는 트럭운전자를 위한 샤워시설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되고 있다.
활발한 주유소 부대사업은 먼저 시작한 사업들의 성공사례에서 출발한다. 스피드메이트는 지난 99년 10월 68개점이 가동된 이래 지금까지 180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최근 들어 점포 당 수익이 40%까지 올라가고 있어 올해 말이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내년부터 본격 수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특히 스피드메이트가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http://www.speedmate.com) 회원은 50만명에 이르고 있어 일반 자동차포털 사이트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제공하는 서비스도 정비예약부터 SK주유소로부터 주유나 정비이력이 자동 업데이트되는 ‘차계부’ 관리, 차량정보를 입력해 놓으면 시기에 따라 정비해야 할 차량정보를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조만간 자동차 소모품을 판매하는 쇼핑몰도 개원할 계획.
전국적으로 150개에 이르는 OK마트 역시 점포당 마진이 20∼30% 발생하고 있어 사업이 안착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물론 이런 서비스가 3800개 SK 전 주유소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SK는 주유소가 위치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 확산하고 있다. 최근 개설한 테이크아웃 커피점 클립의 경우 여의도와 홍대 청기와주유소, 강남 요천주유소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직장인과 학생들을 겨냥한 전략이다.
SK의 병설 주유소 사업은 정유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SK글로벌 에너지판매사업부문 유통사업본부(총괄임원 김명곤)에서 주도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인큐베이팅해 독립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SK(주)나 SK글로벌 등 관계사들이 이미 벌인 사업 중 지역 거점이 맞을 겨우 주유소에 묶는 방식도 병행되고 있다. SK(주)의 중고차매매업 엔카나 SK글로벌의 렉서스 전시 및 판매, 비즈니스 편의점 MBE 등이 이런 경우다.
SK그룹 관계자는 “주유소는 온오프라인의 사업을 벌이는 마케팅 컴퍼니로 변신할 것”이라며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 마케팅 기업의 서비스 질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정유 판매를 통한 수익을 앞지르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