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업체로부터 중고 반도체장비를 매입, 기능을 개선한 후 다른 소자업체에 판매하는 장비개조개선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신장비 대신 가격이 저렴한 중고장비를 구입하려는 칩 제조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장비개조개선사업이 특수를 맞고 있다.
장비개조개선사업은 크게 리모델링·리퍼블리싱·리로케이션 등 세가지로 구분된다.
리모델링은 신공정 도입으로 변화되는 프로세스에 맞도록 신장비나 중고장비의 기능을 개선해주는 사업이며 리퍼블리싱은 중고장비의 노후화된 기능을 보수, 신장비처럼 유지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사업이다. 또 리로케이션은 공장을 신축하거나 이전할 때 기존 라인의 장비 일체를 타지역으로 그대로 옮겨 종전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업이다.
국내에는 주식시장에 기업을 공개한 20여개의 장비제조업체들이 자사 개발장비 위주로 장비개조개선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타사 장비의 개조개선은 물론 건당 수백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리로케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도 생기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적은 비용으로 신장비 도입효과를 내려는 칩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리모델링·리퍼블리싱사업이 좋은 성과를 냈으나 하이닉스반도체의 팹(FAB) 매각이 예정된 내년에는 리로케이션사업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장비개조개선사업으로 8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장비개조개선 전문업체 A사는 올해 이 분야에서 12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소자업체가 중국에 이전 또는 매각하는 대형 리로케이션 프로젝트 4건을 수주할 것으로 낙관, 연매출 600억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하반기 사내에 장비사업팀을 신설한 장비업체 B사는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소자업체들의 장비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와 대만 등 아시아권 중고장비 수출로 25억원 이상의 관련매출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역시 내년에 투자심리 위축으로 장비 업그레이드 및 중고장비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팹 또는 생산라인의 일부를 이전하거나 반도체 제조사업에 신규참여하는 업체 증가에 힘입어 내년 매출은 70억∼9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공정 장비를 개발하면서 자사 장비 및 일본 장비 개조개선사업을 병행하는 C사의 경우 지난해 41억원 가량의 관련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에는 이보다 35% 가량 늘어난 55억원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에 100억원 돌파는 문제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경기 상황에서 신장비 도입을 최소화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소자업체들의 장비투자계획과 맞물려 장비개조개선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대만 등의 소자업체들이 팹을 중국에 매각하거나 이전하는 수백만∼1000만달러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가 내년에 집중돼 있어 사업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