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주춤했던 반도체주들이 다시 급등하며 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거래소시장은 19일 종합지수와 상관관계가 높은 반도체주들이 장초반 약세를 극복하고 상승세를 나타내며 투자심리가 호전돼 15.55포인트 오른 626.43으로 마감됐다. 반도체주의 상승세는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져 거래소시장은 주요 전문가들이 추가상승의 1차 매물대로 지적했던 630선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당초 기대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은 역시 삼성전자를 선두로 한 ‘반도체의 힘’으로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시장의 흐름 역시 ‘반도체주의 추가 상승이냐 조정권 진입이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이틀간의 조정을 마무리하고 9500원 상승한 21만8500원으로 마감됐다. 조정국면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에다 국내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크게 유입되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11월말과 12월초에는 D램 가격이 다시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지만 향후 경기회복시 가장 많은 수혜속에 가장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굿모닝증권은 19일 D램 시장이 올 4분기를 저점으로 내년 1분기부터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굿모닝증권은 D램산업의 본격적인 회복이 시작되기 전에 D램업체들의 주식 매입을 권고하고 삼성전자에 대해 6개월내 최소 30%의 주가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워버그증권도 이날 삼성전자의 투자등급을 ‘매수(buy)’에서 ‘적극매수(strong buy)’로 한단계 상향했다. 지난달 23일 21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던 목표가를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30만원으로 새롭게 상향한 것이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이날 130원 오른 1930원으로 마감됐다. 지난 10월에는 1000원의 주가도 힘겨워 보였지만 채권단의 지원합의에다 D램 가격의 반등을 계기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20여일 만에 주가가 두배 가까이 급등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2045원을 기록, 지난 7월 13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한때지만 2000원대 주가를 경험했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하이닉스에 대해서 유상증자와 CB전환 물량 등을 감안할 경우 2000원 이상은 과열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추세에 따른 단기 매매는 가능하겠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아남반도체는 해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가능성이 부각되며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주가는 165원 오른 4355원. 제휴대상에는 말레이시아 파운드리업체인 실트라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남반도체가 대만 TSMC, UMC와 싱가포르의 차터드 등 빅3(시장점유율 80%)와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군소 파운드리업체간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반도체 장비와 재료주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세종증권은 이날 테크노세미켐·원익·동진쎄미켐 등 반도체 재료업체들이 꾸준한 실적속에 향후 성장성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교보증권은 반도체 장비업종에 대해 삼성전자의 투자축소 등을 고려,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