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저층아파트에만 적용되던 기계실없는 승강기(MRL)가 내년부터 16층 이상 고층건물까지 적용범위가 크게 넓어져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돌입할 전망이다.
현행 건축법상 16층 이상 고층건물의 승강기는 화재발생시 소방관이 탄 상태에서도 안정적인 층간이동이 보장돼야 하는데 대부분의 국산 MRL기종은 건축법의 고층건물 안전기준에 미달해 저층건물에만 한정적으로 보급됐다.
주요 승강기업체들은 최근들어 MRL시장의 확대를 위해 고층건물의 안전기준을 만족하는 차세대 MRL을 잇따라 기획하고 제품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LG오티스(대표 장병우 http://www.otis.co.kr)는 지난 12일 기술표준원으로부터 자사의 MRL기종인 Gen-2에 대해 고층건물 안전규격을 인증받는 데 성공했다.
LG오티스는 그동안 고층건물의 안전규격 문제 때문에 국내 신축 아파트물량의 80%를 차지하는 16층 이상 고층아파트 시장에 MRL 판매를 못했으나 내년도는 최소 1000대 이상의 Gen-2를 아파트용 승강기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동양에레베이터(대표 금병호 http://www.dongyang-elevator.com)는 내년초 자사 MRL에 고층건물용 안전규격을 획득하고 16층 이상 아파트시장을 겨냥한 영업에 들어간다.
동양에레베이터는 올들어 고도제한지역의 아파트, 빌라를 중심으로 MRL 주문이 꾸준히 늘어남에 따라 MRL 구동모터와 주요 부품을 국산화해 일반 승강기와 가격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 백영문 http://www.hyundaielevator.co.kr)는 지난달 국내 최초로 부천시에 위치한 20층 규모의 고층아파트단지에 상부구동식 MRL(스페이스세이버 2) 100대를 납품하는 계약을 맺어 승강기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미 MRL분야에서 최고 96m 높이까지 안전규격을 획득한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번 납품계약을 계기로 건설업체 대상의 영업활동을 강화해 내년도 MRL 판매물량을 700대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기계실없는 승강기(MRL)는 모터구동부가 들어가는 기계실이 없어 아파트의 공간효율을 높여주는 차세대 승강기로 관심을 끌어왔으나 높은 가격과 고층건물용 안전규격 미비로 올해 발주물량이 600여대에 불과할 정도로 보급이 부진한 상황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