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 Korea 2001]칩시장과 기술흐름

 ‘임베디드가 대안이다.’

 반도체업체들이 임베디드 시스템 시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은 모든 전자·정보기기 제품들을 연산과 정보교환이 가능한 인터넷접속기기(IA)로 바꾸면서 이를 지원하는 반도체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

 IA는 ‘두뇌’인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다리’인 네트워킹칩은 물론, ‘저장장치’인 메모리 등 각종 핵심기능을 하나의 칩에 통합하는 이른바 시스템온칩(SoC)의 필요성을 대두시켰다.

 SoC는 기존 표준형반도체(ASSP)나 주문형반도체(ASIC)와는 달리 시스템의 다양한 기능을 한 칩에 집적해야 하기 때문에 각종 코어를 통합해 작동시킬 수 있는 호환성과 유연성이 관건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업체들은 임베디드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핵심기술을 지적재산(IP)화하는가 하면 동종·이종업체들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차세대 SoC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EDA솔루션과 디버깅 툴 등 SoC 개발을 지원하는 각종 부가 솔루션들도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 임베디드 시스템과 관련해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바로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이다.

 인텔·AMD 등 PC용 범용 CPU업체들이 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IA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임베디드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코어는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다.

 영국 ARM과 미국 MIPS가 16비트, 32비트,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코어를 개발해 IP비즈니스를 정착시켰고 모토로라와 IBM이 공동 개발한 ‘파워PC’도 임베디드 프로세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IP는 이동전화단말기·PDA·웹패드 등 IA기기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 산업용 기기, 생활로봇 등 각종 전자제품에 탑재돼 지능화를 촉진시킨다.

 이에 뒤질세라 인텔·AMD 등 기존 CPU업체는 물론, CPU시장의 후발주자인 트랜스메타나 비아도 PC시장 이외의 임베디드 시스템 분야로의 세력 확대에 나섰다. 또 사이릭스를 인수한 내셔널세미컨덕터는 ‘지오드’를 통해 IA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디지털 컨슈머시장의 리더 ST마이크로와 히타치도 차세대 마이크로프로세서 코어 ‘SH-4’ 등을 개발하기 위해 합작사를 설립했으며 ST는 또 HP와 3여년동안 개발해온 디지털 가전용 마이크로프로세서코어 ST210을 최근 내놓았다.

 MCU분야에서 눈에 띄게 급성장하고 있는 마이크로칩도 임베디드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들을 내놓고 지원하고 있다.

 비단 외국 업체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캄리스크라는 자체 CPU코어를 개발, 스마트카드칩·네트워크칩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에이디칩스·웨이투텍·인피니어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중소 업체들도 마이크로프로세서 코어를 기반으로 한 IP비즈니스와 네트워크칩,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을 속속 내놓고 국산 SoC 개발에 나섰다.

 프로그래머블로직디바이스(PLD)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자일링스·알테라 등 PLD업체들은 자체 PLD에 각종 반도체 IP들을 통합솔루션으로 공급하면서 반도체업체들이 필요한 SoC를 적시에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들을 내놓고 있다.

 자일링스와 알테라는 각각 수십여개의 반도체 개발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이들의 IP를 자사 PLD와 함께 유통시키는 대신 고객에게는 PLD와 IP, 소프트웨어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시스템온프로그래머블칩을 주창하면서 PLD로 SoC를 빠르게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차세대 IA기기는 마이크로프로세서, DSP 등뿐만 아니라 저장영역에 사용되고 있는 메모리 분야의 통합도 필수조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PDA·MP3 시스템온칩 등을 개발하면서 메모리 영역도 함께 집적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며 도시바·히타치 등도 관련 기술개발에 나섰다.

 결국 반도체 분야의 임베디드화는 하나의 칩으로 집적하는 SoC 기술력에서 승부가 날 전망이다.

 누가 보다 빠르게, 편리하게 집적하고 신개념의 응용기기를 개발하느냐에 따라 인류는 상상할 수도 없는 문명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