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한달 앞두고 SW업계의 올해 매출 윤곽이 나타나고 있다.
업체별로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스토리지관리 등 IT인프라에 해당하는 SW공급업체들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작년대비 큰 폭의 성장을 이룬 데 반해 CRM 등 애플리케이션 분야나 e비즈니스 솔루션 공급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는 IT예산이 줄면서 투자 우선순위가 웹구현, 스토리지관리 등 가장 시급하고 기본적인 인프라부문에 주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공공시장에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거나 해외시장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지 못한 SW업체들의 어려움은 더 컸다.
◇경기침체에도 ‘되는 집’은 있다=한국베리타스소프트웨어, EXE테크놀로지코리아, 펜타시스템테크놀러지, 아이티플러스, 한국컴퓨터통신 등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2배 가량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토리지 관리SW 업체인 한국베리타스(대표 김진만)는 최근 올해 예상 매출을 잠정 집계한 결과 지난해보다 2배 가량 성장한 2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토리지 용량이 커진 데다 재해, 테러 등으로 인해 백업, 스토리지관리에 대한 요구가 크게 높아져 수요를 견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관련장비 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SW의 경우 이미 깔려있는 스토리지 장비까지 수요대상이 되기 때문에 높은 성장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이티플러스(대표 이수용) 역시 WAS사업 호조와 다른 사업의 고른 성장에 따라 올해 5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아이티플러스는 올 3분기까지 210억원의 매출을 올려 이미 지난해 총매출을 넘어섰으며 공공기관 수요가 몰리는 올해 말까지 300억원 이상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펜타시스템테크놀러지(대표 장종준) 역시 지난해 210억원보다 50% 가량 성장한 300억원을 올해 예상 매출액으로 추정했다. EA서버, 티볼리 공급호조와 불법SW 단속으로 인한 매출 특수가 요인이 됐다. 물론 당초 목표치인 340억∼360억원에는 못미치는 수치지만 11∼12월에 밀려있는 프로젝트를 감안하면 300억원은 넘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지난해 매출 60억원을 올린 물류솔루션 업체인 EXE테크놀로지코리아(대표 김형태)는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신규수요가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해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확보한 신규고객은 범한물류, 페어차일드, 세원텔레콤, LG전자 등이며 12월초까지 추가 고객사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사이베이스(대표 이상일) 역시 데이터웨어하우스(DW) 사업호조에 따라 지난해보다 매출이 크게 늘어난 250억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지난해 110억원의 매출을 올린 한국컴퓨터통신(대표 강태헌)은 해외사업 호조로 지난해보다 40% 가량 성장한 1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경기침체 ‘비껴가지 못했다’=이에 반해 i2테크놀로지, 다우기술, MIS아시아 등은 예상 매출이 적게는 지난해 70% 수준, 많게는 반토막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보여 경기침체를 비껴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20억원의 매출을 올린 i2테크놀로지코리아(대표 박성칠)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 절반 가량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신규 고객사 확보에 실패해 올해 남은 기간동안 유지보수·컨설팅을 포함하더라도 매출이 120억원은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높은 매출실적으로 사장포함 임원들이 올초 인센티브 휴가를 갔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i2테크놀로지는 연초 70여명에 이르렀던 인력을 50여명으로 크게 줄인 데 이어 지속적인 감원이 예상돼 뒤숭숭한 분위기다.
다우기술(대표 김종환) 역시 지난해 879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비해 올 매출은 절반 수준도 안될 것 같다. 다우기술은 3분기까지 올린 매출이 267억원에 불과해 올해 전체 400억원대의 매출에 만족해야 할 판이다. 물론 지난해까지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던 하드웨어 유통사업을 포기한 데 따른 것이 크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경기침체 영향을 크게 받은 셈이다.
BI 전문회사인 MIS아시아(대표 그로스 한)도 작년보다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7억원 매출을 올린 MIS아시아는 3분기 기준으로 18억원을 기록, 앞으로 발생할 매출을 감안하더라도 20억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MIS아시아는 실적부진으로 8월께 김명식 사장을 경질하고 그로스 한 사장 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