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다국적 네트워크 장비업체들 , 한국지사 인력 축소

 주요 다국적 네트워크 장비 생산업체들의 한국지사 인력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와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데이타크레프트코리아·노텔네트웍스코리아 등 해외 네트워크업체 한국지사들은 당초 한국에서는 인원감축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보여왔으나 실제로는 명예퇴직과 구조조정 실시 등을 통해 인력 규모를 연초에 비해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업체는 자연퇴직인력이 발생할 경우 신규인력을 채용하지 않는 방법 등을 통해 인원감축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어 당초 인위적인 인원감축은 없을 것이라던 말에 대해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시스코코리아는 올초 회사 인력이 350명에 달했으나 지난 4월 명예퇴직제를 시행, 20명을 줄였으며 그후 자연감소인력에 대해 신규 충원을 하지 않아 현재는 인력이 289명으로 60명 이상 감소했다. 이 회사는 올들어 구조조정설이 나돌 때마다 연내 별다른 인원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왔으나 계약기간이 만료된 계약직 인력에 대해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퇴직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방법 등을 통해 회사 인력을 크게 줄였다.

 올초만 해도 전체 인력이 320명 수준이던 한국루슨트도 올들어 퇴직인력을 충원하지 않아 자연적인 인원감소를 유도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60명을 감원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인원감축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으나 실제로는 20% 정도 인원을 줄여 사실상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데이타크레프트코리아는 최근 본사 방침에 따라 전체 인력의 20%를 감원하기 위해 명예퇴직 신청자 접수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올해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인원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왔으나 최근 아시아 지역 경기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본사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단행, 한국지사도 20% 인원감축을 주요 골자로 한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노텔네트웍스코리아는 연초 110명 수준이던 회사 인력이 올들어 자연퇴직인력을 신규 채용하지 않아 현재 102명으로 줄었다. 이 회사 역시 올해는 추가로 퇴직하는 인력이 생기더라고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 없어 앞으로 전체 인력이 100명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네트워크업체들의 당초 발표와 달리 한국지사 인력을 크게 줄이고 있는 것은 예상과 달리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등 경제 상황이 바뀌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도 “합리적인 경영과 신뢰성을 강조하는 다국적기업들이 상황 변화를 이유로 기존 입장을 쉽게 번복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