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펀더멘털을 좋아한다"

 

 

 미 테러이후 나타난 국내 증시의 랠리에서 외국인들은 대표적인 우량 정보기술(IT)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국인이 보유비중을 확대한 종목들은 대체로 주가상승률도 높았다.

 외국인 선호주들이 10월이후 랠리에서 주가상승폭이 컸던 것은 국내 주식시장을 주도했던 주체가 외국인이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외국인 선호주들의 특성을 보면 단순한 기술적 매매라기 보다는 대부분 펀더멘털에 기초한 시장의 대표우량주라는 점이 두드러진다. 향후 증시의 방향 역시 외국인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 이들 외국인 선호주에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조언이다.

 최근 나타난 시장의 랠리에서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관심을 보인 IT종목은 거래소시장의 삼성전자와 LG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이며 코스닥시장에서는 KTF와 휴맥스·엔씨소프트·LG홈쇼핑 등이다. 이들 종목은 국내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 증시의 중견 기업들로 적당한 시가총액 규모도 갖췄으며 현재의 실적과 향후 성장성면에서 큰 의심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학균 신한증권 선임연구원은 “외국인들은 미 테러와 무관하게 기업가치에 따라 우량종목만을 사들이는 매매패턴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수의 상승세 속에서도 하락종목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며 또 이같은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 선호주에 집중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0월이후 외국인 선호주라는, 기업가치가 높은 종목들에 의한 주가상승이 나타나면서 시장의 질이 개선됐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1월과 4월, 7월에 나타났던 시장의 주도주들이 기업가치와는 무관한 인터넷과 일부 소프트웨어·솔루션주에 의해 주도된 것과는 달리 10월이후의 상승은 우량주 위주의 ‘옥석가리기’가 뚜렷했다는 것이다.

 강현철 SK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의 랠리를 이전의 단기 상승과 차이를 둘 수 있는 것은 시장 선도주의 차이”라며 “최근 외국인의 집중매수속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나 휴맥스·LG홈쇼핑 등은 펀더멘털을 갖췄다는 면에서 단기급등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럽게 하락으로 돌변하며 시장의 약세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키움닷컴증권은 22일 외국인이 새로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종목에도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개월간 코스닥지수가 41% 오르는 동안 외국인지분이 2%포인트 이상 늘어난 34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55% 상승했고 특히 이전 외국인 지분율이 5% 미만이었다가 최근 지분율이 높아진 20개종목은 평균 63%나 주가가 뛰었다고 키움닷컴증권은 설명했다.

 최근 키움닷컴증권이 선정한 외국인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종목은 유일전자·액토즈소프트·파인디앤씨·태산엘시디·모디아·한단정보통신·이루넷·창민테크·코텍·대양이앤씨·핸디소프트·모아텍 등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