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경기침체 여파로 몸살을 앓았던 벤처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기조를 ‘위기의 정면돌파’로 잡고 공세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벤처기업들이 불확실한 국내외 경기전망과 자금사정 등으로 내년도 사업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기업이 어려운 시장상황이 오히려 관련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 신기술 및 상품 개발, 해외법인 본격 가동, 월드컵 특수 등을 통한 적극적인 시장공략을 계획하고 있다.
로커스(대표 김형순)는 내년도 사업전략을 태국 등 동남아시장 공략에 중점을 두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구상중이다. 올해 컴퓨터통신통합(CTI)기술 기반의 기업용통신시스템, 무선인터넷 관련 솔루션 제공사업 등을 통해 정보통신 통합솔루션 기업을 내세워온 로커스는 국내 비즈니스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설립한 태국 현지법인의 본격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범준 전략경영본부장은 “올해 경기침체로 내년도 사업전략 수립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내수시장의 사업기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잠재시장을 개척함으로써 다가올 경기전환시기를 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싸이버텍홀딩스(대표 김상배)는 내년도 사업의 중점을 선두보안업체로서의 입지강화와 내부 인력교육에 두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보안시장이 올해보다 60% 정도 증가한 24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 특히 가상사설망(VPN) 및 침입탐지시스템(IDS)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지난 8월 약 30억원 규모의 지분을 출자한 정보보호기술·트러스컴 등과의 공동 신제품 개발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또 최근 참가한 미국 ‘CSI전시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겨냥하고 있다. 이와함께 체계적인 내부 인력개발만이 기업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 내년부터 기존 어학연수제도의 강화와 동시에 자격증 취득 지원 등 과감한 인력육성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엑스이모바일(대표 강휘종)은 ‘2002 한일 월드컵 특수’를 통해 한일 양국을 잇는 모바일 서비스 전문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하에 내년도 사업을 공격적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미 일본의 악세스사와 손잡고 월드컵 기간 중 일본인이 국내에서 i모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한 ‘폰네탈’ 서비스를 준비중이며 현재 BM특허를 신청한 상태다. 또 모바일 SI서비스 부문에도 진출, 기존 모바일애플리케이션 사업분야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시큐어소프트(대표 김홍선)는 올해안으로 중국·말레이시아·일본 등에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마무리짓고 이를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기업으로의 도약을 이뤄낸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른 내년도 매출은 약 15∼20%를 차지할 것으로 잡고 있다.
엠피씨(대표 조영광)는 내년에 콜센터대행시장 확대전망에 따라 현재 350석 규모의 자체 콜센터를 550석으로 확장, 콜센터아웃소싱시장의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또 올해 진출한 음성솔루션사업에도 10억원 정도의 연구개발(R&D)자금을 책정, 음성 인식·합성 분야의 제품 상용화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부분 기업의 내년도 사업전략 수립이 여전히 불투명한 시장전망으로 늦어질 것”이라면서도 “각 사업분야의 상위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시장선점 노력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