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들이 디지털콘텐츠 보호솔루션 분야에서 국제 표준화 주도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엔피아시스템즈·마크애니 등 벤처기업은 내로라하는 세계 주요 정보기술업체를 제치고 세계 표준화를 제정하는 국제 기구의 핵심멤버로 가입해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또 세계 핵심 기술인증을 획득하는 등 성가를 높임으로써 이 분야 국제경쟁력 및 기술자립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주도분야 및 내용은=가장 주목할 분야는 indecs2.
indecs2는 유럽연합(EU)이 ‘누가 콘텐츠를 얼마에 매매했는지’ 등 콘텐츠전자거래에 관한 표준인 ‘indecs’에 저작권 권리보호 개념을 반영한 새로운 표준안이다.
현재 국제음반산업연맹·세계지적재산권기구·미국음반산업협회 등 12개 세계 주요 저작권 단체 및 기업이 참여하는 ‘indecs2 표준화기구’가 새로운 표준안을 만들어가고 있다.
벤처기업인 엔피아시스템즈는 미 콘텐츠가드, 일본 덴츠, 영국 라이츠컴 등 세계 3개 콘텐츠 보호솔루션 업체와 함께 이 기구에 가입했으며 현재 구체적인 표준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어 다음달 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표준화기구(ISO)산하 MPEG21회의 의제로 제안할 예정이다.
이로써 국내기술이 indecs2 표준화 핵심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마크애니는 세계 디지털음악 저작권 기술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STEP 2001’기구에서 오디오 워터마킹 기술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세계 워터마킹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마크애니는 ‘STEP 2001’의 주요 심사 평가항목 가운데 워터마킹 내성평가와 음질평가에서 높은 기술적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이 분야 기술이 표준안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벤처기업인 마크애니가 IBM 등 내로라하는 10개사의 세계적인 정보기술 업체 가운데 선정된 4개사에 포함됐다는 점은 쾌거로 받아들여진다.
◇배경=국내 벤처기업의 이같은 활동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디지털콘텐츠산업 발전과 이에 따른 관련 보호솔루션 시장 성장을 예상한 벤처기업들이 90년대 중반부터 기술개발과 자금투자를 통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세계시장이 채 형성되기도 전에 이들은 기술개발 및 투자유치에 나섬으로써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디지털콘텐츠 보호솔루션 기술은 세계적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디지털콘텐츠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국내 솔루션 및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다.
◇전망=국제 표준화 주도는 우리기술이 표준화에 크게 반영됨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이 분야의 국제경쟁력은 크게 높아지고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
21세기 고부가산업으로 각광받는 디지털콘텐츠산업 발전과 함께 보호솔루션 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이같은 차원에서 본다면 매우 긍정적인 조짐이 일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