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빡빡한 일정을 접고 집에 돌아가는 차안. MP3를 꺼내 AP뉴스와 음악을 듣는다. 새벽부터 거의 짬이라고는 찾기 힘든 일정속에서 나의 피곤을 풀어주고 새롭게 해주는 일이다.
그동안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사이버세상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내방 스태프들이나 딸에게 물어 사용법을 배워놓은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나의 본격적인 사이버세상 탐험은 집에 돌아와서야 시작된다. 인터넷을 통해 여기저기 구경하다 보면 너무 재미있고 유익한 사이트가 많아 잠잘 시간을 놓칠 때도 많다. 때로는 생각지도 않은 엉뚱한 곳을 클릭해 같이 있던 딸아이와 서로 무안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조차도 재미있는 경험이 되곤 한다.
가끔 채팅을 시도해 보기도 하지만 독수리타법이다 보니 실시간 키보드를 두드려야 하는 채팅은 너무 힘들다. 친구 한명도 채팅을 시도하다가 타속이 너무 느려 대화를 하다보면 대화방이 텅비어버리거나 아예 쫓겨나기도 했다는데 남의 일 같지 않다.
사실 친구들이 놀림 반 지적 반으로 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까지 했던 사람이 키보드 하나 제대로 못두드리냐며 면박을 줄 때도 많다. 하지만 난 그럴 때마다 타속보다는 정보화마인드가 더 중요하다고 반박하며 위기를 넘기곤 한다.
그렇지만 독수리타법도 e메일이나 PDA를 사용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e메일은 시간에 쫓겨 가면서 하지 않아도 되고 서로 격의없이 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있는 아들과도 e메일을 통해 자주 만난다. 사이버공간에서 만나 장난스런 농담도 섞어가며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면서 아들의 고충을 이해하거나 나의 근황을 알려주는 등 서로 활력을 주고 있다.
내가 즐겨찾는 사이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유머사이트다. 자칫 너무 딱딱해지거나 무료해지기 쉬운 강연을 좀더 부드럽고 친숙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혼자서 유머사이트를 찾아다니다 웃음을 참지 못하면 느닷없는 내 웃음소리에 사무실 식구나 가족이 어리둥절해 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세상이 새로 만들어내는 휴먼네트워크가 딱딱하기만 할 것으로 보이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도 인간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고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
바쁘게 이동해야 하는 시간이 많은 나는 이동통신을 이용해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는데 더 익숙하다. PDA로 일정이나 주소록을 관리하거나 이런저런 기능을 시험해 본다. 그러다 문득 이런 나의 모습이 손자들이 새로운 장난감을 갖고 노는 모습과 오버랩되는 것 같아 혼자 웃곤 한다.
요즘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면 회원제를 실시하거나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사이트가 많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주로 딸아이의 아이디로 로그인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정보가 제대로 보호되고 있는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특히 내 e메일 편지함을 보면 생소한 곳에서 보내오는 광고메일이 너무 많다. 내 메일주소에 관한 정보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신기하면서도 다소 불쾌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스팸메일에 대한 각종 민원과 우려의 소리를 들어오면서 어느정도 짐작은 했지만 내가 직접 겪어보니 그들의 불편함과 불쾌함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 자신이 주체가 돼 네티즌에게 정보를 나눠주고 나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나의 홈페이지(http://www.rsh.or.kr)를 보완, 좀더 많은 사이트와 링크해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고 있다. 국회의원 홈페이지이기는 하지만 보다 감성적으로 네티즌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은 바람이다.
앞으로는 나의 홈페이지를 통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네티즌의 요구를 수용하고 만족시켜 줄 수 있도록 하고 나 자신도 다른 사이트에 들어가 적극 참여하며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나도 네티즌이라고…’